[이슈] '추미애 검색결과 의혹', 네이버의 데이터 집계 오류 해명에 "하필이면 왜?"
[이슈] '추미애 검색결과 의혹', 네이버의 데이터 집계 오류 해명에 "하필이면 왜?"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9.21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혹 제기 후 수정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네이버 검색 결과 ㅣ 네이버 모바일 검색결과 캡쳐
의혹 제기 후 수정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네이버 검색 결과 ㅣ 네이버 모바일 화면 캡쳐

네이버가 추미애 법무장관 검색 문제와 관련한 정치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데이터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뿐이라며 이용자들이 검색어를 복사 붙여넣기 하는 과정에서 공백이 포함돼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측은 납득하기 힘든 해명이라며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 "단순 데이터 집계 오류일 뿐...다른 검색어에도 비슷한 오류 발견돼 바로 잡았다"

네이버에서 검색 개발을 담당하는 원성재 책임리더는 추 장관에 대한 검색 의혹 관련 "모바일 네이버에서 검색결과 상단에 나오는 '탭 순서'의 경우 이용자의 클릭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다른 일부 검색어에서도 이 같은 오류가 발견돼 긴급히 바로 잡는 작업에 착수했고, 20일 오전 0시 50분쯤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원 책임리더가 20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네이버가 확인한 결과, 검색어의 자음과 모음을 직접 입력하는 대신 복사해서 검색창에 입력하는 경우가 많은 검색어에서 이러한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검색어를 복사해 붙이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백 코드가 질의에 포함됐고, 최근 이런 이용방식이 많은 검색어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탭 순서의 경우 질의량과 클릭수가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질의는 이용자 반응에 따라 자동으로 순서가 조정된다.

또 영어 자동변환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았던 것과 관련, 사용자가 한글 단어를 검색하면서 영문 자판 상태로 검색어 입력 시 단어가 되면 자동으로 한글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데, 이 경우 영문으로 입력한 검색어가 영문 자체로도 사용될 때는 영문 그 자체로 검색할지, 한글 단어로 검색할지 사용자에게 한번 더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검색창에서 영어 자동변환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영문 자판 상태로 한글 단어 '나비'를 검색하면 타이핑되는 'skql'로도 '나비'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이 때문에 'cnaldo(추미애)'검색어 입력 시, 자동변환 보다 이용자에게 어떤 검색어를 찾는 것인지 한번 더 묻는 검색어 제안 형식으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 책임리더는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담당자로서, 꼼꼼하게 살피지 못해 궁금증과 불편을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 중에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면밀히 검토해 향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국민의힘, "검색조작 의혹 명확하게 해명해야"

앞서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19일 네이버에서 '추미애' 검색 결과가 보통 정치인과 상단 탭 순서가 다르고, 영문자판 상태로 검색 시 자동변환된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추 장관의 검색결과는 다른 정치인과 달리 상단 탭은 뉴스, 실시간, 이미지 순서가 아닌 VIEW, 이미지, 지식iN 등 순서였다.

김 교수는 "보통 정치인은 뉴스, 이미지, 실시간 검색 순서인데 추 장관만 한참 뒤쪽 쇼핑 다음에 뉴스 실시간 검색이 드러난다"면서 "권력의 포털 통제가 사실인가"라며 개인 SNS에 글을 올렸다.

네이버 측은 이용자의 클릭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즉각 해명했지만, 국민의힘당은 이를 납득하기 힘들다며 21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포털공정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검색어를 ‘복사하여 붙이기’하는 상황은 기본적인 검색상황인데,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30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AI 알고리즘이 기본 중의 기본도 인식 안 된다는 말인가. 이는 네이버의 근본적인 역량 부족을 자임하는 말"이라면서 "이 정도 역량이라면 국민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뉴스나 연관 댓글 서비스에서는 손을 떼야 할 수준으로 보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하필 그 오류가 민주당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는 추미애 장관 부분에서 선택적으로 일어났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추미애 장관의 영어 자동변환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았던 점과 관련, 네이버의 포르투칼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애칭과 같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대해서도 다른 정치인에게도 이런 특별 서비스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당은 "네이버는 그간 알고리즘 공개 요구에 대해 외부 어뷰징 우려와 보안 문제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면서 "이번 사건은 특정 정치인에 관련된 이슈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부풀릴 뿐"이라며 "국민적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당은 성명서를 통해 네이버측에 추 장관 관련 기사 및 댓글에 대한 이용자 노출 수와 기사배열 기준의 알고리즘과 요며칠간 실제로 작동된 알고리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Before/After’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