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삼성전자, 코로나딛고 '깜짝실적'...이재용 '현장경영' 통했다
[실적분석]삼성전자, 코로나딛고 '깜짝실적'...이재용 '현장경영' 통했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7.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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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比 22.73%↑
반도체, 일회성 비용 실적 견인...다른 사업부도 선방
3분기 실적개선 이어간다...코로나19, 사법리스크가 변수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코로나19 사태로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며 시장 전망치를 가볍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점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분기와 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6.02%, 7.3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5.58%, 22.73%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시장 전망치 가볍게 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기존 전망치 6조4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8조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컨센서스인 51조원 초반대를 넘겼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은 반도체 부문의 선전과 일회성 비용 등으로 추정된다. 

우선, DRAM 및 NAND의 판가개선이 견조하게 발생하며 메모리 사업부에서 예상 수준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외에도 LSI 부문에서 스마트폰 등 세트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파운드리에서 분기 중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LCD 사업은 33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OLED 역시 계절적 약세와 주요 고객사의 판매 저조에 기인해 3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로 예상되었던 해당 고객사와의 가동률 보상금 계약이 2분기 중으로 앞당겨지며, 대규모 일회성 이익 1조1000억원이 반영돼 부문 전체로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IM 부문은 분기 중 가장 극심한 실적 변화를 보였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6월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지며 안정적인 실적이 기록됐지만, 일부 일회성 충당금환입 2000억원 역시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400만대로 시장 추정치 50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의 판가 합리화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CE 및 하만 부문은 IM 사업부와 유사하게 글로벌 락다운 해제 이후 TV 등 세트 수요는 회복세에 진입했다. CE 사업부는 비용효율화 작업이 더해지며 7000억원의 양호한 실적이 시현됐지만 하만은 전분기와 유사하게 구조조정 비용이 일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본업 실적 회복과 일회성이익이 동시에 발현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또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코로나19에 따른 단기 실적 훼손 이후, 2분기부터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ㅣ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ㅣ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부회장, '현장 경영'으로 코로나19 극복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총수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서 현장의 생산성과 위기 대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통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동안 수 차례 현장을 방문해 미래 전략을 점검하는 등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그 중에서도 이 부회장은 '반도체 2030' 달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전략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직접 찾았고, 또 같은달 평택캠퍼스에 반도체2030을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짓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사장단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미래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또 30일에는 천안에 위치한 반도체 부문 자회사 세메스를 방문했다.

또 이번 실적에서 코로나19에 영향으로 큰 고비가 전망되면 IM과 CE 부문이 시장의 우려보다 선방하면서 이 부회장의 지난 행보가 유의미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했다. 현장에서 이 부회장은 CE부문 주요 경영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수원에서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 "향후 전망은 더 밝다"...변수 차단이 핵심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 이후 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요가 최근 빠르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마케팅비 감소에도 브랜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또 스마트폰이 4차 산업혁명의 필수소비재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반도체 부문도 마찬가지로 3분기 서버 DRAM 수요 둔화가 이미 시장에 노출됐고, DRAM 업체들의 재고 수준을 고려해보면 2분기 대비 DRAM의 가격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연구원은 "아직 3분기 메모리 판가 협상은 지지부진하지만, 중저가 위주의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가 예상을 능가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서버업체들의 협상 전략 역시 유화적으로 변모되리라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부문 실적은 하반기에도 2분기와 유사한 수준 혹은 소폭 조정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는 DRAM 판가 급등을 기반으로 내년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3분기 실적은 매출 62조1000억원, 영업익 9조원으로 전망된다"며 "IM과 디스플레이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코로나19 재확산 등 변수들이 남아 안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 기소 가능성이 남아있고,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조짐이 이어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