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재고품 완판에도 '쓴웃음'… "코로나 먹구름은 여전"
면세재고품 완판에도 '쓴웃음'… "코로나 먹구름은 여전"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6.23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세업계가 재고품 국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앞날이 캄캄하다.

현행 규정상 팔리지 않고 남은 면세품은 소각 등 폐기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한국 면세점 시장규모는 약 24조원으로 세계 1위다. 롯데(2위), 신라(3위), 신세계(9위)가 모두 10위권 안에 진입해 있는 면세점 강국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면세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한 5조2014억원이다.

그나마 남아있던 따이공 수요가 거의 소멸되는 5~6월 면세점 매출은 감소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출국자 수는 1월 251만명에서 4월 3만명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입국자 수는 1월 127만명 2월 69만명, 3월 8만명, 4월 3만명 수준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다.

차재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가별 방역조치와 이동제한을 감안시 당분간 면세점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개월 이상 재고로 남아있던 면세품의 내수 판매가 '흥행'을 달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불가피한 재고 소진의 성격이라 마진도 제한적이고, 내놓는 물량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23일 '롯데온'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명품 재고를 시중가 대비 약 60%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판매 소진률은 70%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는데 1차 판매와 2차 판매 모두 전체 물량의 90%가 품절됐다. 물량은 모두 합쳐 80억 규모로 추산되며 할인율은 백화점 판매가격 대비 최대 50~60% 싸게 책정됐다.

신라면세점은 25일부터 총 100억원 규모의 해외 명품 40여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40% 싼값에 내놓는다.

향후 매출 회복의 최대관건은 '면세품의 해외 반출'이다. 

현행 규정상 면세점 재고 물품의 국내외 반출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으며, 국외 반출의 경우도 물품 공급자에 대한 반품만 허용된다.

다만 경영난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물픔 공급자 외에 제3자에 대한 해외 반출도 허용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외국인이 현지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다음에 온라인 주문을 통해 한국에 오지 않고도 한국 면세점 제품 구매와 유통이 가능하다.

제3자 해외반출은 재고 기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명품은 물론, 기타 화장품 등 모든 상품에 대해 판매 가능하다.

면세점 전체 매출의 70%가 화장품이고, 화장품 매출의 90% 이상이 따이공 등 중국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 구매객 중 중국인은 27%로 따이공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큰 구조다. 이들에게 나온 매출액은 1조3201억원으로 전체 면세점 매출의 무려 73.4%나 차지한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업체들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규모의 80%(화장품 70%+기타 명품 10%) 수준까지 회복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수요 회복으로 1분기 2~3%까지 내려갔던 시내점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