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중단 옵티머스펀드, 공공기관 매출채권 아닌 대부업체 사채에 투자
환매 중단 옵티머스펀드, 공공기관 매출채권 아닌 대부업체 사채에 투자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6.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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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옵티머스크리에이터펀드가 명시된 운용 전략과 달리 대부업체 사채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해당 펀드는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자금을 끌어모았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가 발행 초기부터 A 대부업체가 발행한 사채를 주요 자산으로 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54개가 순차적으로 설정된 이 펀드는 편입 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삼는다고 소개해 투자자를 모은 전문사모펀드다.

해당 펀드는 만기 6개월로 연 3% 안팎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안전지향적인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5000억원 가량 투자금을 모았다. 

옵티머스운용은 해당 펀드의 명세서에 '○○공사 매출채권' 등 운용 취지에 맞는 상품을 편입한 것처럼 채권명을 기입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A대부업체가 발행한 사모사채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과는 무관한 사채를 주요 자산으로 편입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본인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확인서를 작성한 법무법인이 위조 서류를 만든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운용 관계자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대부업체 사채에 투자한 펀드가 공사채 투자 펀드로 둔갑해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팔린 것은 해당 상품이 전문사모펀드로 출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펀드 사무수탁사인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운용사가 펀드 안에 어떤 종목이 편입됐는지를 알려주면 그 리스트대로 기준가를 산정한다"며 "사무수탁사에선 자산이 위조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크리에이터펀드를 판매 한 판매사들도 서유가 위변조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판매사 관계자는 "편입된 펀드자산 명세서와 정산의무 공공기관 이름이 명기된 매출채권을 모두 건건이 확인했고, 운용사 실사 때도 모든 투자 건의 양도 통지확인서를 수령해 매출처와 양수도 금액 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문사모펀드는 수탁회사나 사무수탁사가 편입 자산의 진위를 감시·견제할 의무가 없어 애초 금융사고 발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이다.

앞서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옵티머스운용은 지난 17일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두고 이 펀드의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다. 이 두 펀드의 환매 중단 규모는 380억원대다.

시장에서는 해당 펀드 이외에도 만기가 남은 후속 펀드들이 적잖게 남아 있어 그마저도 줄줄이 환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본다.

환매가 중단됐거나 만기가 남은 펀드 규모는 NH투자증권 판매분이 4407억원, 한국투자증권 판매분이 287억원 등으로, 두 회사 판매분만 4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옵티머스운용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측은 해당 건의 경우 통상적 소요 시간보다 훨씬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환매 중단 사유와 함께 자산 편입 내역의 위변조 여부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