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시진핑, 굳건한 신뢰 토대로 '금년중 방한' 재확인
문대통령-시진핑, 굳건한 신뢰 토대로 '금년중 방한' 재확인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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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상황을 각각 설명하면서 양국 간 방역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 2월20일 이후 83일만이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9시부터 35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진 것은 취임 후 5번째로, 지난 2월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통화한 이후 83일만이다.  
 

무엇보다 양 정상간 통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시 주석이 ‘금년 중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금년 중 방한하는데 대해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한중관계에 있어 시 주석의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성사되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당초 양국은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에 무게를 두고 일정을 조율해 왔었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23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계기로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한중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의 방한은 내년 상반기가 거의 확정적으로,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2월 통화 당시에도 "두 정상은 금년 상반기 방한을 변함없이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는 외교 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로 인해 시 주석이 하반기에 방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상반기 방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통화에서 시 주석이 금년 중 방한에 대해 ‘굳은 의지’라고 표현한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시 주석이 이처럼 방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것은 한중 정상간 굳건한 신뢰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이 통화에서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며 지난 3년간 양국관계가 크게 발전한 만큼 앞으로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 것은 물론, 양국이 두 나라 기업인들의 필수적인 활동 보장을 위한 ‘신속통로’ 제도 신설을 한 것이 대표적인 협력의 모범사례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도 양 정상간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전화 통화가 코로나19 사태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미중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번 통화가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진 데다, 시 주석의 입장에선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문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돼서다.   

시 주석이 통화에서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문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효율적으로 통제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어 축하한다"며 "양국이 좋은 이웃으로서 국제방역협력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관측과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