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코로나 대책 담당자와 간부들, 골프회동 뒤 확진자와 동선 겹쳐 … "자가격리 중 회동은 아냐"
교통안전공단 코로나 대책 담당자와 간부들, 골프회동 뒤 확진자와 동선 겹쳐 … "자가격리 중 회동은 아냐"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04.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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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회동 참석자 중 공단의 코로나19 비상대응 대책 단장을 맡은 기획본부장도 포함
<CI제공=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코로나19 비상대응 대책 단장을 포함한 간부들이 자가격리 중에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들이 골프 회동을 한 것은 정부가 2월 23일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지 불과 일주일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특히 이들이 방문한 골프장은 김천시 확진자가 방문한 곳으로 동선이 겹쳐 이후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단 측은 "2월 24일 김천시 8,9번 확진자가 해당 골프장을 방문했으며 간부들은 일주일 뒤인 3월 1일에 방문했으나 당시 방역이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이 재택근무 사유로 동선을 적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골프장을 빼고 적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거세다.

20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통합노동조합에 따르면 공단 기획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홍보실장, 특수검사처 부장 등은 공단 본사가 있는 경북 김천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

더불어 통합노조는 이들이 재택근무 사유로 동선을 적는 과정에서 골프장을 이용한 사실도 숨기려 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박승호 통합노조 위원장은 "이들이 국가 초비상 상황을 외면한 채 골프 회동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근 비상 국정운영 하에서 공단의 대책 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일부 몰지각한 임직원의 행동이 공단 전체의 신용과 임직원 안전 관리에 치명적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닌 동선이 다양해 빠트린 것"이라며 "다만 그런 직위에 있는 분들이 골프장에 간 건 소홀한 면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무조정실 판단에 따라 사후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골프 회동 참석자 중에는 공단의 코로나19 비상대응 대책 단장을 맡은 기획본부장도 포함돼 있어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공단은 이번 논란이 현재 진행 중인 2019년도 정부경영평가에 영향을 줄 것에만 우려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신재용 공단 성과평가처장은 노조 게시판에 글을 올려 "골프 회동이 있었던 지난 3월 1일은 공휴일에다 범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지침도 내려오기 이전"이라며 "이 행위 자체만으로는지탄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단은 2018년도 정부경영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기대했으나 예기치 않은 채용비리 문제로 윤리경영 지표에서 감점을 받아 결국 단 0.1점 차이로 C등급을 받은 아픈 경험이 있다"며 "우수기관 A등급을 기대하는 현재, 이 같은 내부 분란으로 또다시 좌절할 수는 없다"고 기재했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