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두산, 채권단에 고강도 자구안 제출...무엇이 담겼을까?
[이슈분석] 두산, 채권단에 고강도 자구안 제출...무엇이 담겼을까?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4.14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산솔루스 매각 가능성 ↑...두산중공업 자회사 매각도 거론
총수 일가 사재 출연, 지배구조 개편 등 가능성도
두산 "아직 정해진 것 없어...확정되면 최선 다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두산중공업이 전례없는 위기에 빠진 가운데,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고강도 자구안을 채권단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당시 채권단이 자구안 내용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두산의 강도 높은 대응책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은 지난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

두산은 “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계획을 마련했다”며 “두산중공업 또한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자구안에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두산 자회사 매각 및 두산중공업의 사업부 매각, 오너가의 사재출현 등 고강도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실탄' 확보가 중요...두산솔루스 매각 가능성↑

현재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원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비은행 차입금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이다.

국책은행이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약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사채를 대출로 전환한다고 해도 3억원 이상의 차입금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이 올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털어내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두산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우량 자회사의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한 많은 ‘실탄’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두 회사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만큼 매각 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전량이나 51%(경영권 포함)를 매각하는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사모펀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 매각대금은 약 6000억원~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두산퓨엘셀과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건설, 네오트렌스, 두산메카텍, 석탄 사업부 등의 매각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총수 일가 사재 출연 등 그룹 차원 노력 이어질 듯

두산의 이번 자구안에는 급여 삭감,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 구조조정 등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 노력도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두산그룹 전 계열사는 이달부터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우, 박지원 회장을 비롯해 부사장 이상은 50%, 전무는 40%, 상무는 3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두산 총수 일가의 사재가 출연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올초 명예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유급 휴업을 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휴업과 관련해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채권단이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를 끊어내라고 요구하면서 주목받았던 그룹 내 지배구조 재편도 자구안도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밥캣이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두산그룹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향후 확정되는 계획을 두산그룹 전 계열사 및 임직원이 최대한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