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보사' 기사회생하나...미FDA 임상 재개 통보
코오롱 '인보사' 기사회생하나...미FDA 임상 재개 통보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4.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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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성분 논란으로 잠정 중단됐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이 재개될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 보류를 해제하고 환자 투약을 재개토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인보사는 지난해 3월 실제 의약품 성분이 허가사항 등 서류와 다른 것으로 드러나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됐고, 당시 진행 중이던 미국 임상 3상 시험은 중단됐다.

미국 FDA는 지난 11일 코오롱티슈진에 보낸 '임상 보류 해제' 공문에서 "보류 이슈가 해결됐다"며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로써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5월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의 임상을 잠정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은 지 약 11개월 만에 임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로, 인보사의 개발과 미국 현지 임상시험 등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해 5월 3일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잠정 중단하면서 회사에 의약품 구성 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성분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라진 이유, 향후 조치사항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9월 20일에는 1차 제출한 자료를 보완하라고 추가 요청했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미FDA의 추가 요청에 상응하는 자료 등을 제출하며 협의해왔다.

다만, 미FDA는 이번 문서에서 연례보고서에 제출된 인보사의 생산공정에 대한 개선 방안과 임상시료의 안정성(Stability)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청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추가 요청에 대해 “이번 임상보류 해제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되돌릴 수 있을까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제1액, 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제2액, TC)를 3: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판매가 즉각 중단됐고 식약처는 5월 말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의 신청 등을 거쳐 결국 7월 9일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지난 2월 인보사와 관련한 약사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구속 중인 이우석 대표와 박문희 대표가 각자대표 체제로 이끌고 있다.

이번 미국 임상시험 재개가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되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임상 재개 사실이 처분취소소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 나왔다. 국내 의약품 품목허가와 해외 임상 진행 여부는 다른 맥락이라는 점에서다.

반면 국내에서 성분 논란을 이유로 품목 허가가 취소된 만큼 미국 FDA 임상시험 진행 여부가 허가 취소를 되돌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코오롱티슈진은 앞으로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환자 동의서류 등에 대한 보완 절차를 마치는 대로 환자 투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임상 재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이번 임상 재개 결정에 대해 "미FDA가 코오롱티슈진이 이전까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를 기초로 형질 전환된 신장유래세포(인보사2액)로 환자투약을 포함한 임상 3상 시험을 계속해도 좋다는 점을 인정해준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진행할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철저하게 수행해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로서의 인보사의 가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