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LG전자, 1분기 영업익 '1조원'대 회복...2분기는 '불투명'
[실적분석] LG전자, 1분기 영업익 '1조원'대 회복...2분기는 '불투명'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4.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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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분기만에 1조원대를 회복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올 2분기에는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 단계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악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매출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21.1%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로, 2018년 1분기(1조1078억원) 이후 8분기 만에 1조원대로 회복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87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에 발표할 예정으로 이날 공시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과 TV 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건강과 위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팀 가전과 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위생가전'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생활가전 부문의 1분기 매출이 2년 연속 5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13.3%)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V 부문에서는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증가했고,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TV 업체들의 부진에 반사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연결 대상인 LG이노텍의 실적이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공급 증가와 원화 약세로 양호한 효과도 반영됐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다만, 자동차 부품 솔루션(전장) 부문은 글로벌 완성차 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 부진이 이어져 1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부문 역시 1분기에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LG전자의 실적이 개선되는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G전자의 해외 공장들이 잇달아 일시 생산중단에 들어갔고, 글로벌 가전 유통업체들의 영업이 제한되는 등 수요와 공급 모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2분기에는 스마트폰, 가전 분야에서 코로나19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