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삼성, 코로나 한파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2분기는 '안갯속'
[실적분석] 삼성, 코로나 한파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2분기는 '안갯속'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4.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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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내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의 수요는 고객들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부진했으나, 반도체 분야에서 선방해준 덕분이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 반영될 올 2분기에는 실적 악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2.7%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부문의 선방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잠정 실적은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17조원, 영업이익 3조7000억∼4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버 D램 가격이 상승했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확대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늘며 수혜를 본 것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DRAM 판가 상승율은 경쟁사 대비 소폭 아쉬운 수준이나, 견조한 출하량 증가율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두었다"며 "낸드 역시 안정적인 판가 상승 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시스템LSI 또한 파운드리 가동률이 높 게 유지되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가전 등 다른 부문은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등 IM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약 2조원에 머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2조원 중반대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4000억∼6000억원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TV·생활가전 등 CE 부문 역시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IM부문과 디스플레이부문에 집중됐다"며 "출시 초 폭발적 반응을 보였던 갤럭시 Z플립 등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도 주춤한 상황이며, 디스플레이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 오프라인 매장 휴업으로 OLED 패널 출하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삼성 화성 EUV라인|삼성전자 제공
삼성 화성 EUV라인|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서는 올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겠지만, 가전, 스마트폰 등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반도체 부문은 모바일DRAM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OTT 등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고 있는 점이 반도체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에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영향은 IM부문과 디스플레이부문이 집중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비롯해 글로벌 생산기지 셧다운, 전 세계 가전 유통망 중단 등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부의 출하량 감소가 3월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우 스마트폰 사업에 매우 중요한 유럽·미국 지역 매출에 질병관련 타격이 예상되며 전체 스마트폰과 갤럭시 S20 출하 모두 전분기 대비 유사한 수준 유지 혹은 소폭 감소하며 실적 역시 일부 감익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쿄 하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며 TV 판매 또한, 2분기에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전 역시도 유럽·미국·남미 수요 둔화의 부정 적 영향을 받으며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