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략] 코로나19, 2번째 페이즈 돌입...업종별 대응 전략은?
[시장전략] 코로나19, 2번째 페이즈 돌입...업종별 대응 전략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2.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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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다시금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하락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 IT업종, 공급 차질 점검...반도체 영향 가장 적어

올해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평가받는 IT(정보기술) 업종은 코로나19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제한적인 산업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자동화율이 가장 높은 산업으로, 노동 집약도가 낮아 공급보다 수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또 최근 서버 중심의 수요개선이 진행되고 있고, 신규 재고 축적 수요도 유지 중인 점도 긍정적으로 꼽혔다. 다만 모바일 등 세트 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라 올해 1분기 단기적인 수요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설비투자의 지연 가능성에 따라 하반기 수급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가격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며, 이익 훼손 정도가 약해 사태 이후 주가 반등이 빠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반도체 업황을 하향 반전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3월 내에만 생산이 정상화되면, 2분기부터 수요가 흡수될 수 있어, 이번 단기 변동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의 경우, 이번 사태에 가장 민감도가 높은 산업으로 지목됐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기존 출하 목표도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체질개선 속도가 지연되면서, 추세적 주가 상승보다는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상승에 기댄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글로벌 업체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시장 점유율이 낮고, 생산 설비도 중국 외에 위치해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구미사업장이 지난 24일까지 폐쇄를 결정했지만, 베트남과 인도에서의 생산을 바탕으로 공급 측면에서도 미미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 화장품, 전방산업 위축 불가피...하반기부터 회복

화장품 업종은 면세를 포함한 국내 내수, 해외 수출, 중국 현지 소비 등 모든 부문에서 단기적 판매 부진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전반적인 소비 및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브랜드업체 매출 또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사태 이후 내수 소비 정상화까지 1~2분기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김혜미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2월부터 직격탄을 받고 있으나, 3월 이후 밀린 주문과 납기일 엄수 필요성에 따라 정상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브랜드 업체의 경우 이연 수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스킨케어 부문의 성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음식료, 외식 업체는 부진...건강기능식품은 수혜

음식료 업종 내에서는 부문별로 희비가 명확하게 갈릴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외출 감소에 따라 외식업체의 부진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고, 이에 따라 식자재 납품 및 관렵 업체도 부진이 불가피하다.

주류 및 음료 부문에서는 하이트진로와 같은 직접 납품 업체가 외식업체들과 같이 부진하겠으나, 롯데칠성 등 음료 업체는 배달 음식 등의 활성화로 수혜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라면 등의 가공식품과 건강기능 식품의 수요도 늘 전망이다.

한편 최근 곡물가 등 원가가 안정화된 흐름은 긍정적이나, 환율 상승 등으로 큰 수혜는 받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경우, 원가 하락 효과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 자동차, 부품사 가동 중단 우려, 향후 사태 추이가 관건

자동차 업종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우려를 받고 있는 업종 중 하나다. 이달에만 중국법인과 국내 공장에서 생산 중단이 있었고, 최근 코로나 19가 가장 확대되는 대구/경북 지역에 부품 공단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잉해석은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매량은 2월 2주 기준 전년동기 대비 92% 급감했지만, 현재 충격보다는 향후 반등의 강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국내 생산 노이즈는 예단하기 힘들다”며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이번주부터 생산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현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의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추가적인 부품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기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영향, 은행 추가 하락 제한...증권은 단기적 부진

은행업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은행업은 전체적인 증시 상승 국면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고, 이번 사태로 펀더멘털 손상은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라임자산운용 환매 사태 등이 더 은행주에 악영향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증권주의 경우 단기적인 주식시장 부진을 피할 수 없을 예정이다. 다만 향후 사태 회복시 베타성이 높은 증권업의 특성상 반등도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사태가 진정되면 과거대비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증권주의 성장 및 수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인터넷·소프트웨어, 코로나19 수혜 전망...투자심리도 개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터넷·스프트웨어 업종은 수혜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 활동 및 인터넷 활동 시간이 증가되며,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도 전망된다. 특히 e-커머스, 웹툰, 동영상 콘텐츠, 게임 등 사용 시간이 늘어나며 단기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 업종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실제 지난 21일 기준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국내에서는 실내활동 증가로 게임 이용 시간이 확대되며, 게임 업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