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KT, 지난해 영업익 8.8%↓...5G, 웃어야 돼? 울어야 돼?
[실적분석] KT, 지난해 영업익 8.8%↓...5G, 웃어야 돼? 울어야 돼?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2.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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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5G(5세대 이동통신) 첫 상용화 해였던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5G 가입자 증가 등 유·무선 통신사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한 편으론 5G 네트워크 투자 및 마케팅 등의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다만, KT는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클럽'을 유지하는 데는 가까스로 성공했다. KT는 올해부터 비용,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고 5G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으로 24조3420억원, 영업이익 1조1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8%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5G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 요인이 크다. 실제 KT의 연간 설비투자(CAPEX)는 5G 기지국 등 네트워크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3조2568억원을 기록했으며, 마케팅비용도 2조7382억원으로 같은 기간 18.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 감소에도 5G 가입자 확대와 IPTV 등 미디어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사업별로 보면, 지난해 무선사업 매출은 5G 가입자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6조9707억원을 올렸다. 지속 감소하던 무선서비스 매출도 같은 기간 0.7% 상승한 6조5663억원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던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역시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5G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이들 대부분이 고가 요금제를 가입한 덕분이다.

지난 4분기 무선 ARPU는 3만1347원으로 멤버십 포인트 사용액을 매출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전년 대비 0.3% 감소했으나, 기존 방식으로 산정한 4분기 ARPU는 5G 가입자 확대 효과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고 KT측은 설명했다.

전체 무선 가입자는 2192만명으로 연간 80만명이 순증했고, 5G 가입자는 142만명으로 전체 후불 휴대전화 가입자의 10%를 차지했다.

유선 사업 매출은 기가 인터넷 가입자 확대에도 전년 대비 1.0% 감소한 4조 6971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전화 매출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가운데, 초고속 인터넷 매출이 전년 대비 0.9% 증가해 전체 유선 사업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미디어 사업 매출은 지난해 대비 13.5% 증가한 2조7400억원으로, 특히 유료방송 KT '올레TV' 가입자 증가 및 부가서비스 매출 향상에 따라 별도 기준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15.4%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금융사업 매출은 BC카드 국내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든 3조4118억원이고, 기타서비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2조4267억원이었다.
 
사진=KT 제공
사진=KT 제공
KT는 올해 5G 실내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5G 단독모드(SA)를 도입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실감형 미디어·지능형 보안 등 5G 융합 서비스에 AI를 적극 활용해 미래 성장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28GHz 주파수 대역도 올해 도입을 위해 통신장비사와 필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윤경근 KT 재무실장은 이날 4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에는 (5G와 관련된) 비용,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또 "기존 무선과 미디어사업에서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성장하고, B2B, AI 등 신사업은 고객가치에 중점을 둬 시장을 리딩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특히 새 모바일 OTT인 '시즌'은 오픈플랫폼을 지향하며 국내외 업체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올해 매출 규모로 25조원, 투자지출은 3조1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신임 CEO인 구현모 사장이 최종 선임된 이후 신사업 전략 마련 등에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