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넥슨 2020년 임금 인상 공개…노조 활성화 신호탄되나
[이슈분석]넥슨 2020년 임금 인상 공개…노조 활성화 신호탄되나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2.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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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노사, 업계 최초 인상률 공개
넥슨이 내년 직원들의 평균 임금을 6.8% 인상한다. 게임업계에서 임금 인상률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업계 전반의 노조 활성화에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지난 3일 넥슨코리아 2020년 총 평균 임금을 6.8%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C등급 이하 의무배분 완화'와 '중위연봉 최저 인상액 보장' 등 투명성과 평가, 보상에 대한 다양한 합의가 이뤄졌다.
 
넥슨 노조 첫 장외 집회|연합 제공
넥슨 노조 첫 장외 집회|연합 제공
C등급 이하 의무배분 제도 개선은 기존 인사평가에서 S·A·B·C·D 중 C등급 이하를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만큼 할당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강제가 아닌 권장 사항이 된다는 게 주 골자다.

이 밖에 자회사인 넥슨지티(넥슨GT)도 건강검진휴가, 난임휴가, 훈련휴가 개선 및 복지마일리지 증가, 조합활동시간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넥슨 노조는 오는 11일 이번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순조로운 협약 체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넥슨 노사 간 갈등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 관계자는 "상호 신뢰를 토대로 원만하게 합의됐다"며 "이를 토대로 회사와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넥슨 노사의 임금인상률 공개를 비롯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게임업계 최초로 노조가 결성된 넥슨에서 임금인상률을 최초로 공개하는 선례를 남기면서, 향후 다른 게임사의 노조 설립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게임업계는 노조가 사실상 거의 없는 '노동권 불모지'에 속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넥슨 노조는 앞서 2018년 업계 최초로 포괄임금제 폐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등을 내세우며 출범했다. 이후 또 다른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도 노조를 설립했다. 현재 이들은 각각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스마일게이트지회 소속이다.

이번 협상을 계기로 향후 노조 결성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대한 논의도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넥슨코리아와 임금협약을 마무리한 넥슨 노조 측은 현재 네오플과의 임금협약 합의를 진행 중이다. 이후로는 넷게임즈와 넥슨네트웍스 등에 대한 단체협약을 맺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게임업종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업종 특성상 게임 개발 분야에서는 장시간 업무를 지속해야하는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