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50돌' 한샘 사령탑에 오른 강승수 회장의 '뉴50년' 도전
[CEO] '50돌' 한샘 사령탑에 오른 강승수 회장의 '뉴50년' 도전
  • 전지현
  • 승인 2020.01.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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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7년 안에 국내시장 매출 10조원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올해는 완벽한 품질과 서비스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

강승수 한샘 회장이 첫 공식행보에서 밝힌 말이다. 지난해 12월 설립 50년을 맞은 한샘 사령탑을 맡은 강 회장은 25년간 한샘을 이끌었던 최양하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주인공이다.

1965년생인 강 회장은 1995년부터 한샘에 몸담아온 '정통 한샘맨'이다. 인테리어사업본부 본부장을 거쳐 기획실까지 50년 한샘 역사 속 반이상 시간을 통해 한샘 전사부문을 고루 섭렵한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 2조' 축배의 저주 끝, 2019년 저점으로 성장 본궤도 '예고'

'강승수 체제'의 한샘은 이제 갓 시작됐지만, 빠른 속도로 변화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지난 50년간 한샘이 부엌이나 가정용 가구, 건자재를 중심으로 국내 홈 인테리어 분야 1위에 올랐다면, 앞으로 50년은 디지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미래기업으로 성장하겠단 강 회장의 각오 때문이다.

사진=한샘.
사진=한샘.

2017년 한샘은 창사 이래 첫 '매출 2조 돌파'란 기염을 토했지만, 그해 말 발생한 사내 성폭행 사건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한샘의 2018년 매출은 1조9285억원, 지난해는 1조6994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더 처참하다. 2018년 반토막이 난데 더해 지난해에도 감소된 수치가 시장에서 추정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를 저점으로 하강국면에 치달았던 지난 2년의 성적표가 반등할 것이란 의미다. 유안타증권은 한샘의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억8457억원, 918억원으로 예상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한샘 실적 회복은 대리점 채널의 점당 매출 증가와 패키지 판매 확대가 중심이 될 전망"이라며 "2019년 실적 부진에도 리하우스 대리점 확대를 통한 판매 네트워크 전환에 주력했다면 2020년은 관련 채널을 활용한 실적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발선에 선 '강승수호',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승부수는?

실제 이 같은 긍정의 시그널은 강 회장의 각오에서도 감지되는 모습이다. 강 회장은 한샘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강 회장은 올해를 '세계 최강 기업 도전' 원년으로 삼고, 7년내 국내 시장 매출 10조원 달성이란 장기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차기 성장동력인 리하우스로 5조원, 홈인테리어 온라인 구축으로 2조원, 기존 비즈니스로 2조원, 기업간 거래(B2B)사업에서 1조원 매출을 이루겠단 계획이다.

특히, 강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리하우스사업'이 주목할만 하다. 한샘은 부엌가구뿐 아니라 바닥재, 벽지, 도어, 창호, 조명 등을 포함한 집 전체를 통일성 있는 공간으로 한 번에 제안하는 리모델링 사업 '리하우스'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중이다.

리하우스사업의 사업 확장을 위해 한샘은 대리점 확대에 나섰고, 현재 그 수가 2018년 82개에서 지난해 452개로 늘어났다. 이 영향에 괄목할만한 성과도 보이는 분위기다. 유안타증권은 한샘의 지난해 4분기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출고 기준)가 전분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3000세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강 회장은 올해의 경우 리하우스 시장 개척을 속도감있게 전개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사업본부를 전국 50개 상권으로 확대하고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리하우스 디자이너(RD)도 2500명까지 육성하며 ▲5개 종류로 패키지를 다양화하며 ▲모든 시공을 관리하는 조직도 만들 방침이다.

리하우스가 한샘의 강 회장 체제 출발선에서 첫번째 주자이자 승부수인 셈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외부적으로 이런 변화가 실적 부진 여파에 묻혀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지만, 새롭게 짠 사업포트폴리오와 2년간 추스렸던 내부 분위기 변화가 맞물려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향상을 이룰 것이란 평가다.

◆여성 비율 '쑥'...여성 임원 확대 기대감 '훈풍'

강 회장의 또 다른 50년을 향한 도전으로는 '인재육성'이 꼽힌다. 실제 강 회장은 최근 공식적인자리에서 '인재'에 관한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강 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을 활성화하고 자율과 창의를 발휘할 수 있는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고, 최근 진행된 첫 간담회 자리에선 "다른 업체들보다 사람들을 키우는 것을 열심히 했다고 본다. 본부장 체제로 만들어 여러 명의 경영자를 최고경영자(CEO)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2년 전 한샘에게 오점으로 남겨진 '성폭력 사건'을 염두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계기로 보수적이고 남성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당시 한샘은 수직적 '군대식 기업문화'를 빠른 속도로 체질 변화시킨 바 있다.

사내 성평등 이슈 및 인사제도 상생협력 등 기업문화 전반 개선을 위한 '기업문화실'을 대표 직속라인으로 신설하고 여성으로써 가장 오랜 세월을 보낸 '여성 롤모델'을 수장으로 선임했다.

그 결과 당시(2017년 3분기 기준) 3명이던 여성임원은 3명에서 현재(2019년 3분기 기준) 2명으로 줄었지만, 관리·연구직 여성의 수는 555명에서 582명으로 늘었다. 반면, 해당 부분의 남성직원 수는 794명에서 79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같은 기간 영업직 역시 여성의 수는 279명에서 251명으로 줄었지만, 남성의 경우 637명에서 437명으로 무려 200여명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여성 비율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셈이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