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비상]아산·진천 교민수용 결정, 적절했나
[우한폐렴 비상]아산·진천 교민수용 결정, 적절했나
  • 용윤신 기자
  • 승인 2020.01.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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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귀국하는 교민을 수용할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격리시설을 선정하는 데엔 국가 시설이라는 전제 아래 △시설의 수용 능력 △인근 의료시설 위치 △공항에서 시설까지 이동 거리 △지역 안배 총 4가지 요소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먼저 고려된 것으로 알려진 천안의 수용시설에서 진천·아산으로 장소가 바뀐 이유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교민들이 도착 전까지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 수용시설의 규모·인근 병원까지 거리 측면에서 적합?

천안으로 수용할 경우 장소는 동남구 유량동의 우정공무원교육원 과 목천읍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 돌연 진천군 덕산읍 혁신도시내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바뀌었다.

천안 인근에는 국가지정 입원치료 음압 병상을 운영하는 단국대 병원이 있다. 청소년수련원은 289실, 우정공무원수련원은 400실로 총 689실로 700인 이상의 교민을 수용한다고 전제했을 때 1인 1실의 원칙을 지킬 수 없다. 26일 조사당시 귀국하고 싶어하는 교민의 수는 500명이었지만, 27일 694명, 그리고 29일 720명으로 늘었다. 

진천 혁신도시내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이 있다. 규모로 따지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219실, 경찰인재개발원은 638실이 있으며, 각각 개별샤워시설도 완비하고 있어 시설적인 면에서 720여명의 교민을 수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적합해 보인다.

또한, 진천은 인근에 진천성모병원이 있고, 아산은 근거리에 아산충무병원이 있어 긴급상황을 대비하기에도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정공무원교육원 위치 | 네이버지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진천본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진천본원 인근 지도 | 네이버지도

 

■ 주민의 불안감 해소할 명백한 설명과 조치 나와야 

하지만 현재까지 갈등이 가장 고조되고 있는 원인인 주민의 생활 장소로부터의 거리 문제와 왜 천안에서 진천·아산으로 장소가 변경됐는지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진천·아산 주민들은 트랙터를 동원하고, 밤샘 농성을 하는 등 정부의 결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경찰인재개발원안에는 공무원 아파트가 있으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혁신도시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원과 인근 거주지간의 거리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빗발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중국당국의 검역과 자체 검역 등 다양한 예방조치를 통해 증상이 있는 교민은 분리 조치할 예정이며, 교민 수용 시설은 엄격한 외부인 통제와 화장실이 있는 1인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생활할 예정이라며 주변의 지역주민들이 위험에 처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생활시설에서도 무증상 감염에 대해서도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주민설득을 위해 29일 밤 진천지역을 방문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현장을 빠져나간 데 이어 30일 오후 5시 진영 행안부 장관이 아산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교민의 안전과 주민의 불만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지 정부의 대처능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비즈트리뷴(세종)=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