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티브로드 등에 업은 SKB...통신3사, 유료방송시장 '3강 체제' 본격 돌입
[이슈분석] 티브로드 등에 업은 SKB...통신3사, 유료방송시장 '3강 체제' 본격 돌입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1.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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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에 최종 승인했다. 그동안 KT가 압도적 점유율 차이로 1위를 유지해왔으나,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각각 합병 인수에 성공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은 올 상반기내 변환점을 맞게 됐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품은 LG유플러스는 점유율 합계 24.72%로 1위인 KT(31.31%)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되며, SK텔레콤은 24.03%로 그 뒤를 바짝 쫓는다. 이통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80.06%다. 바야흐로 통신사의 '삼국지' 시대다.
 
그래픽=김용지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법인 합병 및 최다액출자자 변경 건에 대해 조건부 허가, 승인했다. 양사는 오는 4월 합병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부과된 조건은 ▲결합상품 동등 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 폐지 ▲케이블TV 가입자를 SKT 결합상품으로 전환 강요 및 유인 금지 ▲농, 어촌 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이행 계획을 세워 22년까지 시행 등을 담고 있다.

방송 분야의 경우 IPTV법과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업자 법인의 합병 법인허가, 방송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방송사업자(SO) 합병 변경허가의 경우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IPTV와 SO간 회계구분, IPTV와 SO간 서비스 차별 방지,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 등이 논의될 예정이며, 방통위의 사전동의 결과는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은 오는 2024년까지 5년간 총 4조621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케이블TV에 8937억원, IPTV에 2조2434억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콘텐츠에 총 9250억원 투자 계획을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투자계획에 대해 합병법인의 자체 콘텐츠 투자 계획과 콘텐츠산업 일반 투자계획, 직·간접 투자계획을 구분한 세부계획을 마련해 3개월 이내에 제출토록 하고 해마다 투자 이행 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통신3사, 유료방송시장 '3강 체제' 돌입

SK브로드밴드는 역대 최대 규모 IPTV·케이블TV 합병법인으로 재탄생하며 시장점유율 24.03%를 확보하게 됐다. 앞서 CJ헬로 합병에 성공한 LG유플러스는 24.72%의 점유율로 올라 선 상태다.

이에 따라 양 사는 KT와 10%포인트 이하로 점유율 격차를 좁히게 되면서, 기존 KT의 1강 체제에서 통신3사의 3강 구도로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KT가 그동안 경쟁사의 인수합병을 손놓고 구경만 한 것은 아니다. KT는 케이블TV 업계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해왔다. 인수가 이뤄질 경우, KT의 시장 점유율은 37%까지 상승하게 돼 경쟁사와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는 1위 사업자가 전체 시장 점유율 3분의 1인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 법안에 발에 묶이면서 인수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합산규제 법안은 지난해 6월 일몰됐으나, 아직까지 국회에서 후속 법안을 내놓지 못하게 되면서 현재로서는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향후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의 건 국회 승인여부가 될 전망이다. KT는 폐지안건이 통과될 경우 즉각적으로 딜라이브 인수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추가적인 인수합병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견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현대HCN 인수 가능성이 있으며, CMB도 이른 시일 내로 M&A 대상에 오를 전망"이라며 "구조 개편 이후 기대 시너지가 숫자에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은 딜라이브(KT), 현대HCN(SK텔레콤), CMB(LG유플러스)까지 포함된 구조 개편이 완성될 때와 일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