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임직원들 속내는?...“사모펀드보단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임직원들 속내는?...“사모펀드보단 KB금융”
  • 박재찬 기자
  • 승인 2020.01.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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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보험사 경영 경험 풍부...고용·복지 등 안정적 평가
사모펀드, 금융사 인수 후 노조와 잦은 대립+보험사 경영 경험 부족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대형 사모펀드 등 5곳이 참여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푸르덴셜생명 임직원과 설계사들은 KB금융에 마음이 기울고 있다.

인수 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등이 예상되는 사모펀드보다는 생명보험사 경영 경험이 풍부하고 특히, KB손해보험 인수 후 안정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KB금융에 인수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최근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는 KB금융과 푸본금융그룹을 비롯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애초부터 KB금융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온 우리금융지주는 불참했다.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가진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매각 작업에 착수해,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16일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미국 푸르델셜파이낸셜과 골드만삭스는 이달 중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를 발표할 예정이고, 본입찰은 다음 달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제공=푸르덴셜생명
푸르덴셜생명 사옥/사진제공=푸르덴셜생명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KB손해보험을 사명을 바꾸고 안정적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생보사인 KB생명도 보유하고 있어 보험사 경영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고용·복지 등 차원에서 사모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와 롯데카드 인수 후 노조와 불화를 겪는 등 이미지가 좋지 않다. 2013년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30%를 감축했는데, 당시 ING노조는 “인수 당시 약속과 다르다”며 강력히 반발했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통해 롯데카드를 인수했는데, 롯데카드 노조 측은 "고용보장 5년을 약속했지만 고용안정과 관련된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아 고용불안 우려가 크다"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앤컴퍼니나 IMM 프라이빗에쿼티, 푸본금융도 푸르덴셜생명 직원들의 환영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한상원 대표가 소송에 휘말리며 우선협상대상자가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한앤컴퍼니와 IMM 프라이빗에쿼티는 금융사 경영 경험이 없고, 대만의 푸본금융은 국내에서 푸본현대생명을 경영하고 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좋은 가격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회사의 미래와 가치라는 측면에서는 KB금융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주변 직원들도 그런 분위기”라며 "현장에서 KB금융그룹이라는 브랜드를 안고 영업할 수 있는 영업조직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