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연 1.25% 동결, "인하효과 주시"...소수의견 주목(종합)
한은, 금리 연 1.25% 동결, "인하효과 주시"...소수의견 주목(종합)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1.17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리동결, 경기반등 기대감·부동산정책 공조 차원
미중 무역분쟁 완화 영향도
경기부양책 여전히 필요...소수의견 '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금리를 역대 최저치까지 인하한 상황에서 일부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다. 앞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9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올해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은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457억2000달러(53조805억원)를 기록했다. 2018년 12월부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감소폭을 줄여나가며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달 1~10일 수출도 133억달러(15조4093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수출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던 미·중 무역분쟁도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철회 등을 골자로 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조정할 경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제 무역협상으로 대외 불확실성은 감소하고 물가, 경기도 향후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부동산 등 금융안정이 더 강조될수록 동결로 컨센서스도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에 모인다. 보통 금통위의 소수의견은 다음 통화정책방향을 읽을 수 있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3%)는 2019~2020년 잠재성장률(2.5~2.6%)을 밑도는 등 경기부양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한은이 올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 금통위에서 신인석 위원 1명이 소수의견을 보였지만 의사록을 통해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이 완화정책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1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은 2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빠르면 2월도 가능하다고 보지만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이후 단기적으로 개선되는 지표를 확인한 후 2분기에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