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비상경영체제 돌입…왜?
현대로템, 비상경영체제 돌입…왜?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1.1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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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현대로템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내실경영에 본격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15일 창원공장에서 전임직원들 앞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 강도 높은 내실경영을 추진해 지속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로템은 이에따라 강도높은 자구계획 수립하고 실행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이미 경영정상화의 첫단계로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38개의 실을 28개의 실로 축소 개편했다. 임원 수도 기존 대비 20%를 줄였다. 특히 수익이 나지않는 부서를 중심으로 책임매니저 이상 관리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대표이사가 참가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수익성 개선 △운휴자산 매각 △조직문화 개선 △사업역량강화 등 각 분야별로 대책을 수립하고 상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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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배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경영인이다.  지난 연말 현대차증권을 맡던 그가 현대로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당시 재무구조개선과 구조조정을 진행해달라는 주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 산하 기획조정3실장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3년 하반기 현대위아로 자리를 옮겨 기획과 경영지원, 재경, 구매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6년 현대차증권 전신인 HMC투자증권 영업총괄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 해 새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실적개선을 이끌어냈다.  
 
이 사장은 현대위아, 현대차증권에 이어 현대로템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본격 나선 것이다. 
 

■비상경영...부진한 경영실적 때문

현대로템이 비상경영과 희망퇴직 카드를 뽑아든 이유는 물론 부진한 경영성과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6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7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경영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로템측은 "지속적인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경영정상화 목표 달성의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겠다는 각오로 본격적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현대로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익수 애널리스트는 이와관련, "2019년 3분기 누계기준 1337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당기순 손실도 1673억원에 이르고 있다. 수익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 가운데, 잇따른 대규모 손실로 재무안정성도 재차 저하됨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향 사유를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2018년 4분기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수익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대규모 손실의 반복은 동사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며 "특히, 손실요인이 주력사업인 철도부문에 기인한 점을 고려할 때, 확보된 수주잔고의 질적 구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7년말 188%였던 부채비율이 2019년 9월 말 332%에 이르고 있어 현 등급 대비 열위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운전자본 완화와 보수적인 자금집행을 통해 현재까지 차입금은 1.5조원 내외에서 관리되고 있으나, 단시일 내 지 연되었던 프로젝트 양산이 집중되는 경우, 운전자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차입금 증가 를 야기할 수 있다. 중단기적으로 확대된 운전자금의 대응 과정에서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 몇 년간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날 선포식은 경영위기에 봉착한 회사의 재도약을 위한 첫 걸음으로 향후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보다 구체적인 고강도 자구책을 계획해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