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모두 버려라"...첫 사장단 회의서 독설 쏟은 신동빈 롯데 회장
"과거는 모두 버려라"...첫 사장단 회의서 독설 쏟은 신동빈 롯데 회장
  • 전지현
  • 승인 2020.01.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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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상반기 VCM, 시장의 룰 바꾸는 게임 체인저 변화 촉구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되자."

사진=롯데지주.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BU 및 지주 임원 등 100여명에게 촉구한 말이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된 ‘2020 상반기 LOTTE VCM (Value Creation Meeting)’자리에서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롯데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 VCM을 개최하고 있다. 상반기 VCM은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운영하고 있다.

◆적당주의 버리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위닝 컬처’ 조직에 심어야

올해 처음 진행된 2020 상반기 VCM에서는 2020년 경제 전망,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또한 롯데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주요 계열사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롯데 DT 추진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신 회장이 이자리에서 임원들에게 주문한 핵심은 변화로 귀결된다. 이날 VCM 마지막 순서로 대표들 앞에 선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기타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됨에 따른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존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는 안된다. 스스로 기존 틀을 깨고 시장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 상태에 안주해선 안된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이 임원들에게 주문한 것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현재의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규모 쇄신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 일환이라는 점도 이 일환이었음을 뺴놓지 않았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했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화를 위해선 직원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것 같다”며 “모든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대표들에게 빠르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이외에도 신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