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함정 ‘보험’ 가입…투자자 ‘오해’ vs 판매자 ’오류’
[라임사태]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함정 ‘보험’ 가입…투자자 ‘오해’ vs 판매자 ’오류’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1.13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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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보장', 보험 아닌 '무역 건'에 대한 보험
투자자들, '원금보장' 보험으로 이해...판매사 불완전판매 소지
복잡한 사모펀드 구조...투자자 오해 가능성 높아
이미지=김용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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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A씨. 거래 은행 담당 PB의 “이 상품은 100% 원금 보장을 해주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말을 믿고 지난 7월 '라임 Credit Insured 보험'에 가입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2억원이었다. 하지만 만기가 도달하기도 전에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일부펀드가 이른바 폰지사기를 벌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A씨는 혼란에 빠졌다.

◆ ’원금보장 보험’에 가입된 사모펀드?

지난해 10월 ‘플루토 F1 D-1호’와 ‘테티스 2호’, ‘무역금융펀드’ 등 라임의 일부 펀드가 환매 중단된데 이어,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미국의 IIG(International Investment Group)사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자들의 결정적인 가입 계기가 "100% 원금이 보장되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판매자의 설명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을 통해 가입한 B씨 역시 “최악의 사고가 생겨도 100% 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말을 자신의 담당 PB로부터 들었다. 하지만 B씨는 자신이 가입하는 상품이 사모펀드인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상품인지 조차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호소한다.

증권사를 통해 상품에 가입한 C씨는 “가입기간 1년에 보험이 들어있어 원금보장이 된다”는 설명을 믿고 자신의 전세 계약금을 투자했다. 

이들 외에도 라임 무역금융펀드 피해자 대다수가 ‘보험 가입, 원금보장’이라는 판매자들의 말을 믿고 선뜻 억대 투자금을 내줬다. 주목할 점은 이들 투자자들이 일부 지점에서 발생한 제한적인 투자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설명이 사실일 경우, 펀드 판매 과정 일부에서 불완전판매의 여지가 있었다는 의혹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즈트리뷴이 입수한 모 은행의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 안내 문자에 따르면 ‘라임 Credit Insured’ 무역금융펀드는 ‘신용보강을 위해 매출채권 원리금 100% 신용보험가입’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매출채권은 펀드 투자 고객들의 투자 원금이 아니라 해당 펀드의 무역 거래 회사간에 발행하는 ‘받을 돈’에 대한 차용 증서를 말하는 것으로 취재됐다.

◆ 보험의 실체는 ‘투자금’이 아닌 ‘무역거래금’ 보장

비즈트리뷴이 은행, 증권사 PB들과 사모펀드 관계자들에게 투자자들이 말하는 ‘원금보장 보험’에 대해 물었다.

답변자 모두가 투자 설명에 언급된 ‘보험’은 투자금에 대한 보험이 아니라 해당 ‘무역 건’에 대한 보험이라고 답했다.

이미지=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예컨데, 수출업체인 D사가 수입업체 F사로 판매할 물건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로 배가 전복되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또는 수입업체 F사가 대금을 주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물건 값을 100% 보장해주는 신용보험(Credit Insurance)이라는 의미다.

모 은행 PB는 “예금도 5000만원까지 밖에 원금 보장을 안해주는데 1억, 2억 억단위로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원금을 모두 보장해주는 상품이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 그렇게는 추천을 못해드린다”며 “이 상품 자체가 좀 특이한 상품이긴 한데, 이 수출입 거래 자체에 무역보험이 들어간다. 펀드 자체 돈을 보장해주는게 아니라 무역금융에 대한 보장을 해준다는 개념이다. 투자자의 원금보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 증권사 PB도 “원금보장 보험이라는 것은 없다. 다만 사모상품을 들여다보면 보장 조건이라는 게 중간중간 들어갈 수 있다. 그걸 빗대어 보험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투자자금이 1순위, 2순위 등 우선 순위에 있고 얼마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하면 그걸 투자자들이 오해하셔서 말씀하실 수는 있는데 보험으로 보장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증권사 PB는 “정말 그렇게 표현했다면, 판매 과정에서 판매자가 상품을 이해하지 못하고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설명했어도 ‘보험’이라는 말에 고객들도 헷갈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모펀드사에서 펀드 상품을 만드는 한 펀드매니저도 “여기 써 있는 이 조건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사모펀드에는 그런 조건이 붙을 수 없다. 무역자체에 대한 보험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이 신용보험 자체도 일부 거래에서는 가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법무법인 한누리는 “어음부도 등 각종 사고 대비 무역금융에 신용보험이 가입돼 있다고 설명됐지만, 펀드에 편입한 펀드 중 약 50%는 수출 전 무역금융(판매계약을 완료한 후 생산하는 단계의 무역금융)에 투자했고, 수출 전 무역금융에 대해서는 보험이 가입되지 않았다”며 “이는 몇 가지 사항들과 함께 펀드계약을 취소할 만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누리는 라임 펀드 환매 중단 투자자들을 대리해 이날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등 판매사를 특경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편, 비즈트리뷴은 직접 펀드를 만든 라임자산운용에 문의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현재로서는 보도자료 이외에는 언론에 추가적인 정보를 주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 복잡하고 은밀한 사모상품,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어

이 같은 사례는 금융상품의 고도화에 따라 생긴 복잡하고 다양한 상품 구조를 투자자들이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은행을 비롯한 판매처의 직원들 마저도 사모펀드의 구조와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더군다나, 라임 무역펀드의 자펀드들처럼 사모상품과 일반 채권 등 여러 상품의 비율을 달리해 조합한 상품의 경우는 투자자들의 이해가 더욱 쉽지 않다. 금융에 미숙한 고객들은 PB의 설명을 들으며 ‘워낙 다양하다보니 그런 구조도 있나 보다’, ‘사모상품은 특별하니까 원금을 보장해주기도 하나보다’ 하는 오해를 하기 십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상품은 소수의 투자 고객을 개별로 접촉할 뿐더러 ‘일임’에 대한 의미가 내포됐기 때문에 투자 기업 내용이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알려고 해도 워낙 복잡해서 그 관계를 일일이 알기 힘든 경우도 적잖다. 이런 상품들을 금융지식이 미숙한 투자자들이 가입하면 라임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결국 피해자들만 상처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내 펀드는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인가?

PB들이 안내한 ‘보험’으로부터 펀드 가입금액에 대한 보상을 기대한다면 안심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힘들어 보인다. 게다가 삼일회계법인의 라임 펀드 기초 자산 실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정확한 피해 금액과 손실률이 나오지 않아 당장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해 불완전판매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도 확인 결과, 아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임운용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사항은 열려 있다는 의견이다.

13일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조사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다. 그래서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다 없다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금보장 보험이 들어 있다며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사할 부분이나 방식 등이 정해진 게 없어서 개별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만약 검사를 하게 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차차 검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상에 대한 부분도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펀드 손실액이나 손실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조사를 할 단계가 아예 아니다. 분쟁조정을 해서 손해액에 대한 배상비율을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손해액 발생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며 “손실 여부가 어느 정도 확정돼야 그 뒤에 조사를 해서 배상 비율을 내는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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