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현직법관, "추미애 장관의 검찰인사...헌법정신 정면배치"
'지록위마' 현직법관, "추미애 장관의 검찰인사...헌법정신 정면배치"
  • 김유진 기자
  • 승인 2020.01.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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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단행한 '검찰인사'를 둘러싸고 범여권과 윤석열검찰총장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현직법관이 "추 장관이 행한 검찰 인사발령은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 법관은 지난 2014년 9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무죄 판결을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기는 것) 판결'이라고 공개비판했던 김동진 중앙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5기)이다.

그는 지난 11일 본인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주축으로 한 정권비리 관련 수사팀 해체의 인사발령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고 말문을 연다.

그는 "정파에 의해 의견일 엇갈리지만,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국민적 선택에 의해 결정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온전히 헌법이 규정한 법치주의의 문제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정권을 획득한 정치권력이 어떤 시점에서 그 힘이 강하더라도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헌법질서에 의하여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적인 규범이 존재한다"고 적었다.

김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다. 헌법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정치와 법치를 함부로 혼용하는 것은 언어적인 기교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아무리 권력을 쥐고있는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법률이 정한 법질서를 위반한 의혹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시시비비를 수사기관에 의하여 조사를 받고, 그 진위를 법정에서 가리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신"이라며 현 정권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임명된 추 장관이 행한 검찰 조직에 대한 인사발령은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 나 자신의 한 명의 판사로서 심사숙고 끝에 이른 결론"이라며 "이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적었다.

진정한 법조인의 자세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결코 화려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가시밭과 같은 험난하고 고달픈 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현실이 민주주의정신이라는 고귀한 헌법정신의 측면에서 성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 그와 같이 험난한 길은 우리 법조인이 평생을 짊어져야 할 숙명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그는 "18세기 프랑스혁명의 계몽주의 사상에 입각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좀 더 깨어난 시민의식을 발휘할 것을 호소하고자 한다"며 "어떤 한 개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맹신적인 사고방식은 시민의식에 입각한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것이 정치적인 상황의 변화나 힘의 논리에 의하여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국회가 규정한 법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의하여 수사와 재판으로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라고 '대한민국 헌법정신' 정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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