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 車보험... ‘보험료 올리고 판매는 줄이고’
‘팔수록 손해’ 車보험... ‘보험료 올리고 판매는 줄이고’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12.03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보업계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5~10% 인상 기대’
메리츠에 이어 롯데손보까지 자동차보험 판매 줄여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를 5~10% 인상할 전망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앞다투어 보험개발원에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책정을 의뢰했고, 일부 중형 손보사는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자동차보험의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이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폭 결정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책정을 의뢰했다.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율 책정에 들어간 만큼 중소형 손보사들도 요율 검증 의뢰가 이어질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이미 올해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3분기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90.3%, DB손보 92.5%, 현대해상 92.2%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MG손보의 경우는 158.8%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보였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7~80% 수준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손보사들의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 3분기까지 전체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6% 감소했다. 손보사들의 순이익 감소는 보험영업 손실 영향이 크다. 3분기까지 손보사 보험영업손실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1조800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이 중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액은 8000억원에 이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로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최소 5%에서 10% 사이의 인상폭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 손보사들은 아예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손해보험은 자사 자동차보험 계약의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담 전화영업 조직을 철수했다.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월 기준 123.4%로 치솟았다. 이보다 앞서 메리츠화재도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축소하고 장기보험의 비중은 강화했다. 메리츠화재의 전체 수입보험료 중 장기보험의 비중은 82.5%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했지만,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의 비중은 8.2%로 2.9%포인트 감소했다.

대형사 보다 손해율이 높은 소형 손보사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소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도 지금의 손해율을 감안하면 손실폭이 줄뿐 여전히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롯데손보나 메리츠화재처럼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기존 조직을 대폭 개편해야 하는 등 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올 초를 넘기면 상반기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대형사까지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