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기능 상실한 저축성 변액보험...‘안정적 투자만 선호한 탓’
저축 기능 상실한 저축성 변액보험...‘안정적 투자만 선호한 탓’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11.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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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보험 수익률 낮아... ‘10년 지나도 원금 손실’
저축성 변액보험, 공격적인 투자와 꾸준한 관리 동반돼야 수익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인 변액연금보험과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 저축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투자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국내채권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성향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년 이상 유지한 변액연금보험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0.41%, 변액유니버셜보험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0.0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 2.2%에도 크게 못미칠 뿐만 아니라 보장성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인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미지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제공=게티이미지뱅크

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보험은 목돈 마련을 목적으로 하며, 가입 초기 높은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차감해 실제 수익은 5~7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한 이후 기대할 수 있는 장기투자 성향의 상품이다. .

문제는 이 상품들에 10년에서 길게는 20년 가까이 자금을 묶어놔도 수익률이 턱없이 낮고, 대부분의 상품들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인해 원금도 깎이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보험협회의 3분기 변액연금보험 상품별 과거 수익률표에 따르면 40세 남성, 납입기간 10년 기준으로 변액연금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한 상품 중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의 ‘무배당 마이펀드 변액연금 적립형’이 연환산수익률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상품은 2004년 가입 이후 총 보험료 3600만원을 납입하고 올해 3분기까지 유지했을 경우 해지환급금 5989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대로 같은 기준으로 ABL생명의 ‘무배당 알리안츠프라임변액연금보험’은 연환산수익률이 –1.0%로 가장 낮았다. 이 상품은 2010년 가입 이후 10년간 총 보험료로 3510만원을 납입하고도 올해 3분기 기준 해지환급금은 3174만원에 불과해 오히려 원금이 감소했다.

10년 이상 유지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은 40세 남성 월 30만원 전기납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의 ‘무배당 미래에셋 우리아이사랑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연환산수익률 1.2%로 가장 높았다. 이 상품은 2007년에 가입 이후 올해 3분기까지 총 보험료 4590만원을 납입하고 해지환급금으로 5364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환산수익률이 가장 낮은 AIA생명 ‘무배당 뉴 아이인베스트변액유니버셜보험’의 수익률은 –1.7%를 나타냈다. 이 상품은 2010년에 가입한 이후 총 보험료 3510만원을 납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까지 2960만원의 해지환급금만 돌려받을 수 있다.

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보험은 저축성보험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특히, 변액보험이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 가입한 상품들은 현재까지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2008년 이후 가입한 상품들은 수익률이 크게 떨어져 대부분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으로 국내 변액보험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고, 이때부터 보험사들이 보험소비자에게 변액보험을 안정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2010년대 이후 저축성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영업현장에서 변액보험을 설계할 때 설계사가 국내채권 비중을 70~80% 수준으로 높인 안정적 설계를 선호한다”며 “저축성 변액보험은 사업비가 높기 때문에 원금을 빠르게 회복하고, 원금 이상의 높은 환급금을 원한다면 공격적인 투자하고, 가입기간 동안 꾸준한 관리를 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