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연임점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순익 개선·해외진출 첫 흑자 ‘청신호’
[카드사 CEO 연임점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순익 개선·해외진출 첫 흑자 ‘청신호’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11.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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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주춤했던 순익, 올해 개선돼 상승세 돌아서
해외진출 10개월 만 흑자 성과
조직개편 통한 디지털 역량강화...디지털화 발판 마련

올해 말에 이어 내년 초까지 카드업계에 인사태풍이 불 전망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이 연말연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가 불황인 가운데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비즈트리뷴은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재임기간 공과를 짚어본다.

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의 연임은 '청신호'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국민카드의 순이익을 성장세로 돌아서게 했고, 해외에서는 캄보디아 진출 10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하며 임기 내내 ‘전략통’의 면모를 뽑냈다. 또 디지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통해 국민카드가 '디지털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허인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 사장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개선된 순이익...연임 ‘청신호’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25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55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국민카드는 올해들어 순이익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국민카드 순이익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국민카드의 연간 누적순이익은 2866억원으로, 전년인 2017년 연간 누적순이익 2968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이 사장 취임 첫해 각 분기별 순이익을 보면 하락세가 더 뚜렷히 보인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2분기 순이익 1615억원을 기록한 이후 3분기 768억원으로 급감했고, 4분기는 더 하락해 411억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순이익은 반전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카드는 2분기 순이익은 13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는 못미치지만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또 3분기 순이익은 1049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411억원 보다 155%나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성장세를 4분기까지 이어간다면 올해 연말에는 이 사장 취임 이후 하락했던 순이익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비용효율성 제고 노력, 리스크 관리 강화 활동, 할부금융 리스 해외사업 등 신사업 활성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분기별 순이익 추이/표=박재찬 기자
KB국민카드 분기별 순이익 증감 추이 / 표=박재찬 기자

성공적인 해외진출, 디지털화 초석 다져

이 사장은 올해 국민카드의 해외진출을 성공으로 이끌며 새 수익원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카드의 해외 첫 자회사인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KB Daehan Specialized Bank)’은 출범 약 10개월 만에 첫 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중 가장 짧은 시간의 성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문을 연 KB대한특수은행은 국민카드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TSB(Tomato Specialized Bank) 지분 9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한 현지 여신전문금융회사다. KB대한특수은행은 첫 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11만4000달러(약 1억3800만원)를 기록했다. KB대한특수은행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전속시장 활용과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치밀한 현지화를 통한 균형잡힌 대출 확장세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이 사장은 국민카드가 ‘디지털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디지털 역략 강화’를 무엇보다 강조하며, 국민카드를 ‘디지털마케팅회사’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국민카드는 2017년과 지난해 신입사원을 채용에서 절반이 넘는 인원을 디지털부문 인력으로 선발하는가 하면, 디지털 분야 경력직도 같은 기간 50명 가까이 채용했다. 여기에 이 사장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그는 디지털본부 안에 디지털혁신부, 디지털개발부를 신설하고 데이터 주도의 마케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전략본부 안에 챗봇플랫폼팀, 데이터상품팀도 새로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9월에는 국민카드가 지난 2년여간 LG CNS와 손을 잡고 약 1000억원 이상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IT시스템 ‘KB국민 Keasy’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이 시스템은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이 사장의 연임에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성공이다. 올해까지로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허 행장은 오는 2020년 11월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허 행장의 임기가 연장은 이 사장을 포함해 임기만료를 앞둔 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허 행장의 연임은 임기만료를 앞둔 계열사 사장들의 연임에도 청신호임이 분명하다”며 “은행장이 바뀐다면 계열사 내 여러 자리에 이동이 있겠지만 허 행장의 연임으로 올해는 계열사 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