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품은 네이버] 카카오와 IT 금융 플랫폼서 본격 경쟁 나선다
[금융 품은 네이버] 카카오와 IT 금융 플랫폼서 본격 경쟁 나선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1.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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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IT 금융 플랫폼 시장서 한 판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네이버가 이달부터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시키면서 금융 플랫폼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다.

그동안은 카카오가 이미 인터넷은행 사업에 진출해 국내 IT 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만, 네이버는 후발주자인 만큼 카카오와는 다른 차별화된 형태의 금융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단 포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늘부로 공식 출범, 본격적인 금융 사업 확대에 나선다. 여기에 네이버의 파트너사인 미래에셋대우가 50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신임 대표는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내년 상반기 중 '네이버통장'을 선보인 뒤, 주식·보험·예금·적금 서비스 등 금융상품을 연이어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보일 네이버통장은 네이버 자체 발급이 아닌 제휴 은행 또는 금융사의 통장과 연계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금융사는 아니기 때문에 제휴하게 될 금융사와 자사의 IT 플랫폼 역량을 결합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렇다면,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 계획까지 접었던 네이버가 금융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규제가 많은 은행업보다는 확장성이 용이한 금융 사업이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막강한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만 추천하면, 제휴 금융사에서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화를 내기가 편리하다. 또한 네이버페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 확대 이유로 꼽힌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3분기 기준 결제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8월에 월 결제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의 차별점으로 '데이터 축적량'을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가장 큰 강점은 플랫폼 기반 데이터 축적량"이라며 "이는 월 1000만명의 결제자와 네이버의 판매 구매 데이터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손잡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자본력과 데이터 등을 앞세워 출발한 네이버의 최대 경쟁자로는 단연 카카오가 꼽힌다. 다만, 카카오는 이미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분사를 통해 IT 금융 사업을 발빠르게 확대해 나간만큼,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9월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약 2년 반만인 2017년 4월 카카오페이를 분사시키며 본격 금융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보유한만큼 기존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1차로 맞붙는 격전지는 간편송금·결제 시장이다. 금융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국내 최대 메신저와 국내 최대 포털을 보유한 만큼, 금융시장 공세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