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공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동행' 잰걸음
사우디에 공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동행' 잰걸음
  • 이연춘
  • 승인 2019.10.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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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다."

지난 9월 추석 연휴 삼서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얘기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사우디 건설 사업에 직접 공을 들여온 바 있다.

삼성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중인 사우디판 디즈니랜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공들인 결실이 맺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키디야 엔터테인먼트는 현지시간으로 29∼30일 사우디 키디야 현지에서 삼성 CEO급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키디야'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40㎞ 정도 떨어진 석산이 있는 사막 지대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은 이곳에 테마파크, 사파리, 모터스포츠, 워터파크 등이 들어간 복합 단지와 쇼핑몰, 주택을 짓는 신도시 조성 사업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에 인프라 시설에만 300억리얄, 한화 약 9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의 규모는 334㎢로,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을 넘는다. 조성 사업 1단계가 2022년 끝나고, 최종 완공은 2035년이다.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올 들어 이 부회장의 '중동 경영행보'도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사업 참여를 두고 그동안 중동에 각별하게 공을 들인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관측이다. 재판, 대내외 불확실성 커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경영을 이끌어 가며 경영보폭을 해외로까지 넓힌 것이다.

이 부회장은 특히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는 올들어 세차례나 만나서 협력을 논의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한국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건설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추진을 협의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며칠 뒤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논의를 진전시켰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해외 건설현장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를 시작으로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을 연이어 수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재판,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경영을 이끌어 간다는 '현장 경영' 행보를 해외로까지 넓힌 것으로 해석한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