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증권사 3분기 실적발표...'부진한 성적표'
5개 증권사 3분기 실적발표...'부진한 성적표'
  • 이기정 기자
  • 승인 2019.10.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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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 개선 예상되나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변수
이미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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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3분기 영업에서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7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5개 증권사 모두 당기순이익 등 주요 지표가 전 분기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로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807억원으로 전 분기 1076억원보다 25%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년 3분기 1047억원에 비하면 23%나 줄어든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시장전망치는 3분기 순이익 950억원 정도로 분석됐으나 실제 발표된 수치는 이런 전망치보다 15% 낮았다.

KB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614억원으로 전 분기 931억원보다 34.03%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부진했던 전년 3분기 60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35.05% 감소한 586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7.6% 줄어든 59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도 3분기 순이익이 13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5.5%나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3분기보다 32.2% 줄어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이 커졌고, 지난 8월 중순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채권 평가이익 역시 부진했던 점 등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봤다. 또한 하반기 들어 국내증시가 내려앉고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 악재가 터진 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7∼8월 국내증시는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국내 기업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주식거래 수수료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감소로 운용 수익도 부진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ELS 발행액은 17조97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5.3% 감소했고 DLS 발행액은 24.8% 줄어든 6조5018억원으로 집계됐다. ELS는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해온 홍콩H지수(HSCEI)가 홍콩 시위 장기화로 인해 하락세를 이어간 영향을 받았다. DLS 또한 대규모 손실 사태를 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4분기 실적은 그나마 전년 동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가가 폭락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에 올해 4분기는 그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등 국내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않아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보다 하락한 곳도 적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4개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현재 4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각각 13.8%, 5% 낮아졌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다음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