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경영실험] SK(주)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8300억원'…'딥체인지' 속도
[SK의 경영실험] SK(주)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8300억원'…'딥체인지' 속도
  • 이연춘
  • 승인 2019.10.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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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SV)는 총 8348억원으로 측정됐다. 고용과 배당, 납세 등 경제간접 기여 성과가 77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제품의 개발 및 생산,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한 가치인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5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SK임업의 환경오염 저감효과와 SK㈜ C&C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IT자원 소비 절감 효과가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기부와 봉사 등 SK㈜의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64억원 규모로 측정됐다.

25일 SK㈜에 따르면 SK㈜는 본격적인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알리는 한편 SV창출을 주도하는 투자형 지주회사임을 공표했다.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SV 창출에도 앞장서 왔다. SK㈜는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기록했다. 정기주총 분산개최와 전자투표제 시행,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통해 이사회 책임경영도 강화했다.

◆"CEO들 '수석 디자이너' 돼야"

최태원 SK 회장은 "지금까지는 CEO가 '결정권자', '책임자'로만 인식됐으나, 앞으로는 딥 체인지의 '수석 디자이너'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제주도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19 CEO 세미나'에서 이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행복 경영의 가설'을 소개한 뒤 "이 가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CEO들이 지속적으로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듯 행복을 추구할 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각 사가 수립 중인 '행복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최 회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모두의 행복을 지키려면 만만의 대비를 해야한다"며 "딥 체인지를 이끌 디지털 전환 속도, 그리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한 인적자본 강화에 SK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룹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개정 논의도 본격화했다. 1979년 제정된 SKMS는 경영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지난 2016년까지 총 13차례 개정됐다. 14차 개정시 사회적 가치가 곧 이해관계자의 행복임을 명시하고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사회적가치위원회는 추가 논의를 거쳐 내년 중 추진체계를 완성하기로 했다.

 

◆행복경영論 고도화…SK, 딥체인지 속도
 
인재 육성·확보를 위해 최 회장이 제안한 'SK 유니버시티'에도 가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딥체인지가 가능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조치다.

SK그룹은 내년 1월 그룹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와 기업문화 교육기관인 SK아카데미 등 역량개발 조직을 통합한 SK 유니버시티를 공식 출범한다.

최 회장은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인적 자본(Human Capital)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구성원들은 SK유니버시티를 통해 미래역량을 기르게 될 것이며 이것이 곧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행복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SK 유니버시티는 SK 구성원 모두가 학생으로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교육을 신청해 이수할 수 있게 된다. 구성원들은 데이터 기반의 AI를 활용해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에 맞는 교육을 자발적으로 선택해 수강하는 방식이다.

교육은 전통적인 클래스룸 강의와 워크숍, 포럼, 코칭 프로그램, 온라인 강의, 프로젝트 기반 교육 등 과정별로 특화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기도 용인의 SK아카데미 시설과 관계사 공유오피스 등이 교육장소로 제공되며, 구성원들은 매년 근무시간의 10%에 해당하는 200시간씩 자신들이 신청한 교육과정을 자발적으로 이수하게 된다.

주요 교육과정으로 ▲미래성장:AI, DT, 미래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등 ▲비즈니스모델(BM) 혁신:사회적 가치, 더블보텀라인(DB), 글로벌 사업, BM 디자인 등 ▲공통역량:행복, 리더십, 전략·재무·구매 등 경영일반 등 커리큘럼이 개설돼 운영될 예정이다.

내년 1월 출범 시에는 AI, DT, 사회적 가치, 글로벌, 행복 등 커리큘럼으로 시작해 순차적으로 미래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디자인 역량, 리더십, 경영일반 역량 등 과정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교수진은 외부 전문가와 그룹 내 분야별 전문가, 퇴직 임원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 콘텐츠는 세계 유수 대학과 전문기관의 프로그램은 물론, SK가 별도로 연구개발한 교육과정이 포함될 예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올해 경영 화두를 '구성원의 행복'으로 내세우고 직원들과의 소통 횟수를 늘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며 "이 같은 행복전략이 더 나아가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재계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행복 전략' 등 그룹 차원의 경영 현안 추진 전략에 대한 CEO들 간 공감대가 확장됐다"며 "앞으로 딥 체인지 실행력이 한층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