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 신한금융투자
카카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 신한금융투자
  • 승인 2017.08.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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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17일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2018년 카카오뱅크가 출시 예정인 앱투앱 결제방식(계좌간 이체방식)은 기존의 'VAN→PG→신용카드사'로 이어지는 결제시장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기존의 체크카드 시장은 앱투앱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 뱅크가 실시간으로 앱투앱 결제시스템 상에서 축적되는 매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여기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대출 서비스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 이베이 등 유통업체와 타겟 광고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모든 금융회사들이 겪은 위기의 실체는 '대규모 자금 이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예수금에 편중된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내용이다.

앱투앱 (app to app) 결제 방식이 몰고 올 파급 효과

2018년 카카오 뱅크가 출시 예정인 앱투앱 결제(계좌간 이체 방식) 방식은 기존의 VAN→ PG → 신용카드사로 이어지는 결제 시장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앱투앱은 중간 결제 유통 관계자를 모두 배제하여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 감소와 더불어 남은 재원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체크 카드 시장은 앱투앱으로 대체될 수 있다. 물품 구입시 즉각적인 소액 대출 서비스를 통해 일부 신용카드 사용도 대체될 수 있다.

카카오 뱅크는 2018년 상반기 앱투앱(App To App)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앱투앱 시장은 체크카드와 VAN, PG 시장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휴대폰 소액 결제와 각종 페이 시스템 등도 부분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

기존 모든 카드 거래는 중간 거래자인 VAN사와 PG사를 거친다. 이들은 전산 결제망 운용 및 전표매입, 부정거래 관리 등의 부수 업무를 대행하며 가맹점은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한다.

앱투앱 결제 방식은 계좌간 거래 개념으로 은행의 자금 이체 서비스에 해당된다. 이 과정에서 VAN, PG 및 신용카드 회사의 기존 역할은 배제된다. 모바일 앱을 통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대금을 이체하여 절차는 간소화되고 관련 비용은 절감된다. 이를 결제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게 때문에 은행으로 분류된 카카오가 전자지급 결제 대행이나 직불 전자 지급 수단 발행업을 따로 등록할 필요도 없다. 물품 판매자도 카드사처럼 가맹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가맹점이 아닌 판매자로 불리게 된다.

앱투앱 결제의 장점은 결제 과정의 중간 유통 비용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매장 사업자는 카드 수수료를 절감하고 카카오 뱅크는 네트워크 사용료(PG, VAN)를 절감한다.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공유함으로써 카카오 뱅크는 이용 기반을 확대한다.

앱투앱 방식은 보유 계좌에 잔액이 있어야 사용 가능하다. 기존의 체크카드와 동일한 방식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 뱅크의 앱투앱 결제 수수료는 0.5%이다. 이는 기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 0.8%보다 낮다. 최근 카카오 뱅크의 행보를 보면 초기 마케팅 차원에서 더 낮은 수수료 책정도 가능하다. 매장 사업자 입장에서 앱투앱 방식을 선호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체크 카드 한계점인 높은 수준의 캐쉬백 할인 혜택을 받는다. 앱투앱 사용 시 마다 신용 포인트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이 신용 포인트는 카카오 뱅크에서 소액 결제 대출을 받을 때 우대 금리에 활용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앱투앱 결제 시스템은 기존의 체크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동시에 VAN → PG → 신용카드라는 생태계를 축소시킨다. 참고로 카카오 뱅크 컨소시엄에는 VAN사와 PG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 않다.

앱투앱 결제 방식은 계좌에 잔액이 있어야하는 한계점으로 신용카드를 대체하기 힘들다. 다만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할 때 긴급 소액 대출을 신청하면 즉각 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상품을 출시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소비자는 상점 계산대에서 구매하려는 물건의 바코드를 찍은 뒤 스마트폰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이 그 상점의 위치와 상품명, 가격 등을 확인해 대출금을 고객에게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mPOS(판매시점 정보관리)를 전북은행이 준비 중에 있다.

이 서비스의 강점은 신용카드의 할부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할부 금리는 연간 11~15% 혹은 그 이상인 반면 간편 소액 신용 대출 금리는 5% 미만 수준에서 취급이 가능하다.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고 있으나 업계에 따르면 약 30% 정도는 무이자 할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제휴 매장을 중심으로 매출 담보 대출 실행도 가능하다. 판매자가 운전자금이 필요할 경우 매출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다. 판매자는 대출 관련 자료를 은행에 따로 제공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 뱅크가 실시간으로 앱투앱 결제 시스템 상에서 축적되는 매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편 결제 플랫폼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는 1) 소비자의 신용 및 소비 패턴 데이터, 2) 매장 사업자의 매출 및 대금 지급 데이터 등이다. 이외에 소비자의 SNS 등을 활용한 개인의 성향 데이터도 새로운 신용 평가 방법으로 채택을 계획 중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간편 결제 시스템의 편의성을 증진 시켜 이용자를 확대하고 여기서 축적되는 data를 토대로 1) 대출 서비스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 2) 컨소시엄 연합군에 있는 이베이 등 유통 업체와 타겟 광고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혁신 기술은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에 활용될 ‘text mining’이다. 대출을 실행하는데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법 외에 SNS 활동 등을 활용한 비정형 방식의 신용 평가도 병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은 SNS에 내포되어 있는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text mining’이다. Text mining이란 대규모의 문서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관련 회사는 아래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중국 공상은행은 왜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가?

알리바바의 MYbank는 8~12%의 높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판매하지만 1% 미만의 NPL 비율과 시중은행 대비 현저히 낮은 대손율을 보인다. 이는 알리바바 전자상거래에서 축적되는 1) big data를 기반으로한 신용평가, 2) 전자 상거래 가맹점에 대한 우월적 지위(lock-in 효과)로 가능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중국은행들은 이를 벤치마크 하여 차별화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축적되는 Big data는 결국 금융 비지니스와 타겟 광고 마케팅으로 수익화(monetizing)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카카오(035720)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NAVER(035420)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중국의 주요 대형 은행들이 앞다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에 있다. 그 원인은 알리바바 그룹의 MYbank의 성공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MYbank는 알리바바의 금융 그룹인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이 30% 보유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주력 상품은 ‘왕상다이’로 전자 상거래 기업을 위한 전용 대출이다. 또한 소상공인 전용 대금결제 서비스인 ‘서우첸마’는 길거리 노점상들
도 온라인으로 자신들의 매출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회계장부를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MYbank는 소상공인의 매출 내역과 대금 결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Ybank의 연평균 대출 금리가 8~12%임에도 불구하고 NPL 비율은 1% 미만인 점이다. 중국의 주요 은행들의 대출 금리 대비 2배 이상 높게 금리를 받지만 NPL 비율은 중국 은행들의 평균인 1.7%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성장이 높아 NPL 비율이 낮게 나오는 것일 수도 있는데 업계에 따르면 실제 대손 충당금 비용도 일반 은행 대비 크게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MYbank가 이처럼 높은 대출 수익률에도 우수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이유는 알리바바 플랫폼의 우수성과 우월적 지위라고 판단된다. 대출 상품을 크게 1) 일반 소비자에 대한 소액 신용 대출과, 2) 전자 상거래에 입점되어 있는 판매자에 대한 대출로 나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알리바바 전자 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축적되는 데이터는 바로 신용 평가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즈마신용이라고 불리는데 자회사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즈마신용의 평가 단계는 1) 전자 상거래 결제 내역, 2) 신용카드 연체 여부, 3) 각종 요금 납부 현황 등이다.

두 번째가 핵심인데 알리바바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판매자들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이다. 이 부분은 1) 판매자의 매출 데이터 및 대급 납부 데이터를 통해 신용 평가가 가능하며, 2) 무엇보다 알리바바라는 우월적 지위에 의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만약에 연체를 할 경우 알리바바 내 입점을 제한한다면 그 어떤 방법보다 훌륭한 건전성 관리 방법이 된다.

중국은행들이 앞다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쇼핑몰을 통해 고객 데이터(소비자는 물론 판매자)에 접근이 용이하고 이를 활용한 대출 수익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은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새로운 금융 전략 일환으로 E-ICBC를 운영 중이다. 이는 전자 상거래 확대를 기반으로 지급 결제를 간편화시켜 각종 금융 상품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알리바바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플랫폼은 1) Big data 창출 및 2) 금융과 연계한 강력한 lock-in* 효과를 발휘한다. 카카오톡의 현재 국내 실제 유저수는 4천만명을 넘어선다. 만약 카카오 뱅크에서 소액 대출을 받은 고객이 연체를 할 경우 카카오톡 사용을 일시 정지 시킨다면 강력한 lock-in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컨소시엄 연합군인 이베이 내의 가맹점들에게 운전자금 대출을 해준다면 매출 data 축적을 통한 신용평가가 용이한 것은 물론 강력한 lock-in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강력한 플랫폼(전자 상거래 지위 확대 + 지급 결제의 편의성 증대)은 1) 사용자의 이용을 증가시키며, 2) 이 과정에서 big data가 축적되고, 3) 이 big data를 활용해서 대출 사업과 광고 마케팅으로 수익을 얻는 생태계를 형성하게 된다. 국내에서 카카오 뱅크가 이러한 생태계 구성을 최초로 시도한다고 볼 수 있다.

 금융 혁신은 신용 버블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 내포

신용카드 대란 및 미국 모기지 부실 사태 등 과거의 신용 버블은 모두 금융 상품 혁신에 서 비롯됐다. 지난 몇 년간 가계 신용의 과잉 상태에서 탄생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우려는 여기서 시작된다. 사상 유례없는 시중의 부동 자금도 예수금 조달을 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었다. 과거의 모든 위기는 자산의 부실이 아닌 대규모 자금 이탈(뱅크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달의 다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통상 가계 신용대출의 금리는 담보대출 보다 높다. 그런데 이 금리 차이가 줄어들 때가 있다. 둘 중 하나인데 1) 은행 대출의 성격 상 가계의 상황이 매우 어려워져 대출 금리를 올리지 못하거나, 2) 경쟁 심화로 금리가 내려가는 경우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 최근의 가계 신용 대출 성장을 참고하면 된다. 가계 신용 대출은 201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는 예금은행 뿐만 아니라 제 2금융권까지 합세했다. 그 만큼 지난 몇 년간 금융권의 가계 신용대출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어 왔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란 말이 유행한 것도 지난 몇 년 사이다.

은행들은 부실 우려와 평판 리스크로 중금리 대출 시장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기 쉽지 않다. 이 시기에 케이뱅크와 카카오 뱅크가 출현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초기에는 대출 금리가 낮은 우량 직장인 대출에 집중했다. 이러한 형태로는 수익을 내기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향후에 중금리 시장으로 쉬프팅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과거 신용 버블의 원인이 금융상품의 혁신에 의해서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주의한 성장’과 ‘정보의 투명성 약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점에 주의해야한다.

사상 유례없는 시중의 유동성은 은행권의 요구불 예금 순증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연간 요구불 예금 순증액이 20~30조원으로 과거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만큼 시중에 부동자금이 크게 몰려있다는 반증이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은 예수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취급하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부동자금을 흡수하는데 문제가 없다. 다만 이러한 풍부한 유동성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점이 문제다.

과거 모든 금융회사들의 위기의 원인은 ‘자산의 부실’이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보이나 실체는‘대규모 자금 이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예수금에 편중된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박동우 기자, pdwpdh@biztribune.co.kr]

<비즈트리뷴은 위 기사의 내용에 의거하여 행해진 일체의 투자행위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