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6개월 지났지만…여전히 '품질 불만'
5G 상용화 6개월 지났지만…여전히 '품질 불만'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10.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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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를 민간 대상으로 상용화한 후 만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5G 단말기 보급에 힘입어 반년만에 5G 가입자 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올해 말 5G가입자가 5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가입자 증가 이면에는 여전히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반년전 5G 상용화 당시와 비교해도 품질면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개선된 부분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진=KT 제공
사진=KT 제공
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달 9일을 기준으로 3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상용화 69일차인 지난 6월 10일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후, 8월 6일 2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160일만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연말까지 5G 가입자 300만명을 전망했으나, 가입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자 500만명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뒷 배경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잇따라 5G 전용 단말기를 내놓은 것이 크게 한 몫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갤럭시S10' 이후부터는 'LG V50 씽큐', '갤럭시노트10', '갤럭시 폴드'의 경우 국내에선 5G로만 출시되면서 자연스레 5G 가입자가 늘었다.

그렇다면 5G 품질은 어떨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난 4월 상용화 당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네티즌은 "4월부터 5G 요금제를 이용했지만 지금도 5G망보다 LTE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5G 네트워크 품질이 개선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 이통사의 5G 무선국 다섯 중 한 곳은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정되면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8일 기준, 이통사의 5G 무선국 준공검사(현장검사)를 받은 417국 무선국 중 88곳(21.1%)은 무선국 준공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전국에 있는 이통사의 5G 기지국 현황도 턱없이 부족한 것은 반년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이 과기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이통3사의 구축된 5G 기지국은 모두 7만9485국(SK텔레콤 2만1666국, KT 2만7537국, LG유플러스 3만282국)이다.

현재 5G 기지국 수(7만9485국)는 전국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수(87만국)와 비교해도 약 9%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과기정통부 등 당국과 이통3사는 올 연말까지 전 인구 대비 93%의 커버리지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3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이것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수도권과 지역에 설치된 기지국 비율 격차도 여전히 큰 상태다. 수도권에 설치된 5G 기지국은 전체의 55.8%로, 지역에 있는 기지국을 모두 합해도 수도권에 설치된 기지국보다 적다.

인빌딩(건물 내) 5G 서비스도 오리무중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통3사가 지난 6월 이후 인구 밀집 건물 등을 위주로 순차적으로 인빌딩 네트워크를 구축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체감 효과는 떨어지는 모습이다.
 
사진=LGU+ 제공
사진=LGU+ 제공
이통3사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불만을 잘 알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컨벤션 센터, 지하철 역사 등에 자체 개발한 인빌딩 토탈 솔루션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KT의 경우 9월말 기준 현재 김포공항, 인천공항, KTX 수서역, 스타필드 고양 등 100개 건물에서 5G 인빌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하반기 인빌딩 기지국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에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5G 상용화가 6개월을 맞았지만, 품질만을 놓고 보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이통사가 안정적인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서라도 품질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