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건강 개선 위해 수집한 ‘바이탈리티‘ 고객정보...보험영업 DB로 ‘둔갑’
AIA생명, 건강 개선 위해 수집한 ‘바이탈리티‘ 고객정보...보험영업 DB로 ‘둔갑’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9.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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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서비스 고객 정보, 보험영업·설계사 채용에 활용 '논란'
SK텔레콤과 합작, 출시 1년만에 가입자 130만 돌파

AIA생명이 SK텔레콤과 합작한 헬스케어 서비스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에서 수집된 고객정보를 보험영업과 설계사 채용에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AIA생명 종로지점은 SNS를 통해 ‘바이탈리티 DB활용 재무설계사 특별채용’ 공고를 내고 보험설계사 채용을 진행했다.

AIA생명이 SK텔레콤과 합작한 헬스케어 서비스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에서 수집된 고객정보를 보험영업과 설계사 채용에 활용했다./이미지=AIA생명 종로지점 SNS 캡쳐

이 채용공고에는 보험업계 최초의 바이탈리티 고객정보(DB)를 이용하는 재무설계사를 특별채용한다며, 바이탈리티 앱을 통해 발생한 고객정보를 매달 50건 평생 무료로 지급한다고 공고했다. 실제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 활용하는 고객정보는 종류에 따라 한 건당 최소 1000원 미만에서 최대 10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입사하는 설계사에게는 초기교육비 및 정착지원금으로 최대 4500만원을 지원한다고 공고했다. 신입설계사의 지원금은 교육비로 500만원을 제공하고, 정착지원비로 최대 400만원을 9개월 동안 지급한다. 활동지원비도 최대 70만원을 6개월간 지급한다.

아울러 MDRT(백만달러원탁회의) 달성 지원비 최대 150만원을 6개월 동안 지급하며, MDRT 3년 달성시 3000만원, 5년 달성시 1억원, 10년 달성시 10억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AIA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SK텔레콤과 연계해 건강습관 개선 프로그램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AIA생명·SK텔레콤 고객의 하루 걸음수와 몸무게, 흡연여부 등 건강정보 등을 통해 바이탈리티 포인트를 제공한다.

바이탈리티 이용자는 포인트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추가로 매주 SKT 통신요금 할인, 스타벅스 커피 1잔, 뮤직메이트 400회 음악 듣기, 영풍문고 4000원 상품권 등 각종 혜택도 제공된다. AIA생명, SK텔레콤 고객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바이탈리티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30만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AIA생명이 SK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건강습관 개선 프로그램의 고객정보가 보험영업과 보험설계사 모집에까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문제가 된 게시물 말고도 몇몇 AIA생명 영업조직에서 바이탈리티 고객 정보 제공을 앞세운 보험설계사 채용 공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IA생명 관계자는 설계사의 착오로 SNS를 활용해 바이탈리티 고객정보를 활용한 DB영업 설계사를 채용했지만,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라며 공식적으로 바이탈리티 DB를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정책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라는 거대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수집한 고객정보를 무단으로 설계사 영입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윤리경영을 갈수록 중요시 하고 있는 금융업계 트렌드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