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커지는 4Q 기대감 “정제마진 더 오른다”
정유업계, 커지는 4Q 기대감 “정제마진 더 오른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9.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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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내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정제마진의 빠른 회복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규제 ‘IMO 2020’에 따른 수요가 4분기부터 본격화 되며 정제마진이 추가로 개선되리라는 기대도 나온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0.1달러를 기록해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제품에서 원유와 운송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실제 상반기 정제마진 하락은 정유업계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최근 들어 정제마진 상승은 휘발유가 주도했다. 등유와 경유마진에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휘발유, 납사, 벙커마진이 크게 상승했다.

SK에너지 울산공장 전경.ㅣ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울산공장 전경.ㅣ사진=SK이노베이션

여기에는 미국 태풍영향이 주효했다. 미국 엑슨모빌(ExxonMobil) 등의 텍사스 소재 정유사들이 태풍 영향으로 설비가동을 중단하면서 미국 정유사 가동률이 91%로 하락한 것. 러시아의 정유사 정기보수가 11월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정제마진 상승에 일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석유생산 및 정유 설비가 드론 피격으로 가동 중단된 것도 주요 계기다. 업계에서는 사우디의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더라도 정제설비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에 대한 전망도 밝다. IMO 2020의 영향으로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따라 중질유인 벙커C유가 비교적 고가인 경유나 저유황유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가 높다. IMO 2020은 공해를 지나는 선박에 투입되는 벙커C유 황 함유량 허용치를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다.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지만 업계에서는 4분기부터 선주문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는 중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이 미반영된 내년 정제마진은 배럴당 7달러로 올해보다 2달러 상승할 것”이라며 “정제설비 신증설 감소에 의한 수급 균형 개선과 디젤 가격 상승이 정제마진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