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 의류가전으로 번진 삼성·LG전자 신경전…일각선 '승자없는 싸움'
TV서 의류가전으로 번진 삼성·LG전자 신경전…일각선 '승자없는 싸움'
  • 이연춘
  • 승인 2019.09.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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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로 촉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TV를 넘어 의류관리기와 건조기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8K 초고해상도' TV 허위광고 혐의로 LG전자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삼성전자가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가전업계 라이벌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전자를 겨냥한 듯한 2건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들은 각각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초 8K TV 화질 문제로 재점화된 양사의 기술 논쟁이 TV에서 생활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2분 분량의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영상은 의류관리기 제품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내용이다.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는 옷걸이를 흔들어서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에 대해 'No'라고 표현했다.

이는 LG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트롬 스타일러의 '무빙행어(Moving Hanger)' 기술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빙행어는 1분에 최대 200회 가량 옷을 흔들며 털어서 각종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구김을 없애주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의류 케어 가전'을 주제로 삼은 또 다른 동영상에서도 LG전자의 생활가전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이 영상은 건조기, 의류관리기, 세탁기 등 '3대 의류 관리' 가전 부문에서 LG전자 제품의 성능을 깎아내리는 주장을 담아냈다.

영상 속에선 열교환기는?"이라며 문제제기를 한다. 이어 "건조기를 쓰다 보면 열교환기에 먼지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 거냐"며 "건조하면서 나온 고인물로 열교환기를 자동 세척해주는 제품은 먼지가 쌓여서 냄새가 날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최근 콘덴서(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상 문제로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무상수리 권고를 받은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악취와 먼지 낌 현상 등으로 논란이 된 콘덴서 자동세척 의류 건조기 145만대를 전량 무상 수리키로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가 지난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145만대에 대해 기존 부품을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무상 수리 조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공세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외에서 각종 제품을 놓고 기술 및 성능적 관점에서 '자존심' 싸움은 승자없는 싸움으로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글로벌 이슈에 양사간 경쟁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혼돈만 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눈앞의 경쟁에 더 큰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면서 "결국, 승자는 없고 패자도 없는 싸움이 될 수밖에 없어 양사간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지 않겠냐"고 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