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 신경전…LG전자 "삼성껀 성능 떨어져" vs 삼성전자 "1등 헐뜯는 행위"
'8K TV' 신경전…LG전자 "삼성껀 성능 떨어져" vs 삼성전자 "1등 헐뜯는 행위"
  • 이연춘
  • 승인 2019.09.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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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두고 설전을 벌였다.

LG전자가 지난 7일(현지시간)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TV'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삼성이 내놓은 8K QLED TV의 화질 선명도가 지나치게 낮아서 8K TV라고 하기에 성능이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화질 선명도는 흰색과 검은색이 얼마나 잘 구별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100%에 가까울수록 선명하다는 의미다.

LG전자는 4K 수준의 TV를 8K TV라고 판매해 소비자의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등을 헐뜯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비교 제품은 삼성전자가 출시한 QLED 8K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외부 평가기관에 맡겨 조사한 '객관적인 평가 결과'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8K TV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 주도권 싸움에서 삼성전자에 밀리지 않겠다는 LG전자의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해상도(화면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정도) 8K’라는 수식어를 TV에 붙이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8K의 화질 선명도 기준치는 '50% 이상'"이라며 "12%짜리 제품을 8K TV라고 광고하는 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는 ICDM의 권장사항일 뿐이며 '공식 기준'은 아니다고 했다. LG전자의 주장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TV 시장의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국제가전박람회 'CES'나 독일에서 개최되는 'IFA'에서 TV 기술을 두고 늘 신경전을 펼쳤다. 서로가 상대방 제품이 자신들보다 뒤처진다고 주장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1월 열린 'CES 2019'에서도 LG전자가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를 내놓자 삼성전자는 "경제성이 없다"면서 평가절하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던 지난 7월엔 "고양이가 커진다고 호랑이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삼성전자가 QLED TV 판매량을 늘리는 것과 관련해 기술력과 제품의 가치 측면에서 OLED TV가 한수 위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그동안 LG전자는 자신들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 소비자들과 온라인상에서 '소극적 마케팅'을 지적하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8K TV를 두고 LG전자가 먼저 삼성전자에 칼날을 겨눈 것이다.

LG전자는 IFA가 폐막한 이후인 오는 17일에 서울 여의도 본사 트윈타워에서도 언론을 대상으로 '8K TV'와 관련된 설명회를 추가로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도 LG전자는 삼성전자의 8K TV를 정면비판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경쟁사의 마케팅이 과장광고인지 여부는 우리가 아니라 소비자가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고객이 고가의 제품에 그만큼의 가치를 지불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보고 LG전자는 진실을 알리는데 당분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주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8K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QLED가 점유율이 앞서며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경쟁사인 LG전자가 삼성전자 8K TV의 화질선명도가 국제기준에 못 미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화질을 인증하는 데는 없다"면서 "화질이 좋든 나쁘든 8K를 만들면 해상도는 8K이고, 제조사 책임"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퀀텀닷) TV 500만대 판매를 달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QLED TV 판매 확대에 힘입어 31.5%(금액기준)의 점유율로 세계 TV 1위를 지켰다. 올 상반기에만 QLED TV 200만대가량을 판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했다.

한 사장은 8K 이후 TV 기술 전망에 대해 "마이크로 LED는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의 최종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향후 마이크로 LED TV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AI 업스케일링 기술 연구·투자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