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리미엄 SUV' 기아차 모하비 귀환…세단 안 부러운 주행감
[시승기] '프리미엄 SUV' 기아차 모하비 귀환…세단 안 부러운 주행감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9.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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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는 오랜 기간 기아자동차 SUV를 대표하는 자부심이었다. 기아차가 보유한 모델 중 유일한 프레임바디 SUV면서 유일하게 후륜기반 4륜 구동 오프로드 모델로서 명성을 유지해왔다. 

도심형 SUV가 범람하는 시대에서 오프로드 SUV를 표방한다는 점 때문에 마니아 층도 적지 않다. 출시 12년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태어난 모하비 더 마스터는 다시 한번 기아차에 SUV 명가라는 자부심을 줄 수 있을까. 

지난 5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네스트 호텔에서 진행된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행사에서 직접 시승을 해봤다. 시승구간은 영종도에서 양주시까지 약 160km 구간으로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 굽이치는 국도 구간으로 구성됐다.

사진=기아차
사진=기아차

모하비가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달라진 가장 극적인 변화는 외관이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보였던 컨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를 거의 그대로 옮겨 양산하면서 새로운 모하비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보면 모하비 더 마스터의 외관은 남성다움이 물씬 묻어난다. 거대한 라디에이터그릴은 지금까지 출시된 기아차 중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특유 타이거페이스의 패밀리 룩을 그대로 이어갔다. 수직으로 늘어선 사각형 모양의 주간주행등과 리어램프도 기존 기아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디자인이다.

오프로드 차량의 강인함을 한눈에 보여주는 모습이다. 반대로 실내는 고급스러운 섬세함이 돋보인다. K7 프리미어에서 선보였던 수평적인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퀼링시트, 오크 우드 그레인 가니쉬는 고급 세단을 연상시킨다. 기존 투박하던 실내 인테리어와는 천지 차이다. 

실내 공간 측면에서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전장은 4930mm, 축거 2895mm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전폭이 1915mm에서 1920mm로 소폭 커졌지만 실내 공간에서 차이점을 체감하는 것은 힘들었다. 기존 프레임바디를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차체는 최근 출시되는 대형 SUV와 경쟁하기에는 소폭 아쉬움이 남는 사이즈다. 

주행을 시작하자 의외로 조용한 엔진음이 눈길을 끌었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기아차 측은 대쉬 패널의 강성 보강 및 히터 호스 개선 등으로 실내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사진=기아차
사진=기아차

사실 이날 시승은 빈말로라도 운전하기 좋은 날은 아니었다. 수도권에 호우경보가 발령,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제 속도를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주행 자체는 꽤나 안정적이었다. 4륜 특유의 구동이 빗길에서도 차체의 미끄러짐을 막아줬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주행감을 엿볼 수 있었다. 도심형 SUV 못지 않은 정숙성이 프레임바디 SUV 특유의 노면 충격을 잘 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모하비 더 마스터가 후륜 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후륜의 쇼크업소버(shock absorber)의 장착 각도를 기존 보다 더 직립화해 승차감을 개선시켰다. 쇼크업소버는 각도를 직립할수록 주행시 노면 굴곡에 따른 흔들림의 보완능력이 좋아진다. 

차체가 기존 보다 100kg가량 무거워져서인지 가속능력은 다소 육중한 느낌이었지만 가파른 언덕도 서슴없이 노면을 움켜쥐고 올라간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엔진은 3.0 V6 디젤엔진으로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빗길에서도 정확히 차선을 유지해주는 첨단주행보조 기능은 높은 정확도로 유지됐다. 모하비 더 마스터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 첨단 사양을 기본화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 트렁크 공간.
모하비 더 마스터 트렁크 공간.

하지만 이런 첨단 장비와 개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의 가격이 인상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4700만~5160만원으로 2019년형에 비해 300만원 가량 올랐고 2018년형과 비교하면 최대 700만원이 올랐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3475만~4408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싼 감이 있다. 프레임바디 타입의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의 3448만~4605만원과 비교해도 높다. 

그럼에도 모하비 더 마스터가 주는 울림은 분명히 의미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모노코크 바디가 대세가 된 SUV 시장에서 프레임 바디의 정통 오프로드 SUV가 명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오프로드 마니아의 기대는 아직까지 유효하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영업일 기준 11일만에 사전계약 7000대를 받았다. 

과연 기아차가 SUV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