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디스플레이업계, 정부 지원사격에 반전 노린다
'겹악재' 디스플레이업계, 정부 지원사격에 반전 노린다
  • 이연춘
  • 승인 2019.08.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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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발 경제보복으로 인한 파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의 일본 수출을 규제해 맞대응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최근 일본 정부가 단행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포토 레지스트(PR)·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 등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과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다.

다만 정부의 지원사격으로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디스플레이 소재 공급처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 등에 숨통이 틔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LG 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이사, 오른쪽은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LG 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이사, 오른쪽은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중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를 비롯한 주력산업 및 신산업 관련 핵심소재에 대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신속한 대체 수입국 확보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방문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10배 넘게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요기업인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위해서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23일 OLED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LG디스플레이가 결정한 3조원대 투자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중소·중견기업인 공급기업은 국내에 강력한 밸류체인을 형성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임해야 한다"며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에 올해 대비 추가로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고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도 대폭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71억원 수준인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에 내년 10배 넘는 예산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홍 부총리는 강조했다.

앞서 정부가 이러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7년간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7년간 7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응방안을 발표한 것도 무관치 않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품목별 수출 비중 7위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지만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중국 기업의 점유율 상승,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지체 등 도전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도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가 중요하다. 현재 디스플레이 장비의 국산화율은 70%에 달하지만 소재 국산화율은 30%에 불과하다.

다만 당장 일본 수출규제 확대로 OLED 생산에 필수적인 일부 소재의 공급 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중고의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에 패널 수출 금지라는 맞대응으로 갈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는 실익이 없다"며 "국내 소재·부품 장비 등 중소 협력사들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