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레드 TV', 기술적 우위 강조에도 상반기 성장세 '삐끗'
LG전자 '올레드 TV', 기술적 우위 강조에도 상반기 성장세 '삐끗'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7.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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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은 급증한 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QLED TV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고, OLED TV는 LG전자가 이끌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QLED 대비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던 OLED가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QLED 8K TV|삼성전자 제공
삼성 QLED 8K TV|삼성전자 제공
◆ 프리미엄 TV 상반기 성적표…'QLED' 승

19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QLED TV는 약 19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92만대) 대비 2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 2분기에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약 110만대)보다도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 전망치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IHS마킷은 당초 QLED TV의 올해 연간 판매량을 468만대로 전망했지만, 최근 489만대로 6%포인트 가량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OLED TV는 판매량이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IHS마킷은 올 상반기 OLED TV 출하량을 총 127만대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06만대) 대비 20% 증가한 수치지만, 그동안 OLED TV의 성장세와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둔화된 모습이다.

실제로, 2017년 상반기에는 50만대 판매로 전년 대비 97%의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106만대로 112%나 증가했다. 패널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성장세가 현저히 떨어졌다. OLED TV 연간 판매량 전망치 달성도 불확실하다. IHS마킷은 올해 OLED TV 총 판매량을 360만대 가량으로 전망했지만, 상반기 판매량이 127만대에 그치면서 전망치 달성이 수월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LGD '광저우 OLED 공장', 구원투수될까

일각에서는 OLED TV 판매의 부진이 패널 공급 부족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QLED TV는 퀀텀닷(양자점·Quantum Dot) 소자이긴 하지만, 기본 구조는 LCD(액정표시장치)다. LCD는 생산 공장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어 TV 수요에 따라 쉽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으며, OLED 대비 원가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OLED TV의 경우,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BOE, CSOT, 비전녹스(Visionox), TCL 등 중국 패널 업체들도 앞다퉈 대규모 OLED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대형 OLED 패널에서는 여전히 실체가 없다. 사실상 현재로선 대형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뿐이라는 얘기다.

OLED 진영에서 기대를 거는 부분은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8월부터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7년부터 5조원 이상을 투자한 차세대 해외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에서 1차적으로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향후 월 9만장의 OLED패널을 생산해내겠다는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까지 가동되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공장의 월 생산량인 7만장과 더해, 최대 월 13만~16만장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게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광저우 공장의 OLED 패널 양산이 늘어남에 따라 'OLED TV의 대세화'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시그니처 OLED TV R|LG전자 제공
LG 시그니처 OLED TV R|LG전자 제공
◆ QLED vs OLED 누가 웃을까

QLED의 대표 주자 삼성전자와 OLED를 선도하는 LG전자의 신경전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QLED 진영에서는 OLED 패널 특성상 약점으로 꼽히는 '번인 이슈(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를 지적하며 공세를 펼쳐왔다.

OLED TV는 LCD처럼 백라이트가 필요없고 소자 하나하나가 자체발광이 가능해 뛰어난 시야각과 화질을 자랑하지만, 수명이 짧아 '번인'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삼성전자는 QLED TV의 '번인 10년 무상 보증'을 내걸으며, 'QLED TV는 번인이 없다'는 자신감을 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OLED 진영의 LG전자는 줄곧 삼성 QLED와의 비교에 대해 난색을 표해왔다. OLED TV가 근본적인 기술 부분에서 QLED TV보다 우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5월 구미사업장에서 박근직 LG전자 HE생산담당 상무는 "QLED TV와 OLED TV는 근본적으로 기술이 아예 다르다"며 "저희의 입장에서는 QLED와의 비교가 조금 억울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QLED TV는 SHUD TV에서 단순 이름만 바뀐 제품일 뿐"이라며 "QLED TV는 성장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QLED TV 판매량 우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OLED의 단가가 비싸고, 공급망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QLED는 단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생산능력도 여유로워 실질적인 수익화에 유리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질, 시야각과 같은 기술적인 스펙 이외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QLED와 OLED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OLED TV의 경우 가격대도 LCD TV보다 평균적으로 높아 판매량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