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빚이 두배로?…회계기준 바꿨더니 항공사·해운 등 신용도 줄하락
[이슈분석] 빚이 두배로?…회계기준 바꿨더니 항공사·해운 등 신용도 줄하락
  • 이연춘
  • 승인 2019.07.19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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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A기업은 지난해 기준 연결 부채비율이 649.29%에서 올해 1분기 말 무려 894.99%까지 올라갔다. B기업의 경우 역시 1분기 말 부채비율이 819.06%로 지난해 말 743.72% 대비 상승했다.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서 도입에 따른 국내 항공사의 얘기다. 100%포인트 이상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증가한 기업 중 3분의 2가 회계기준 변경의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항공기나 선박을 빌리거나 부동산을 임차하는 항공·조선·유통업체들은 당장 올해 1분기 회계 처리가 바뀌면서 부채 비율이 상승하는 등 영향을 받았다.

A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사례다. 이 회사의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운용리스 약정금액은 3조600억원이다. 여기에 할인을 적용해 실제 리스 부채는 2조6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부채비율은 민감하다. 1000%를 초과하면 1조원이 넘는 공모 사채의 조기 상환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B기업인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다만 상승폭은 약 75%포인트로 245.7%포인트에 달한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덜한 편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 항공기의 운용리스 비중이 17%로 아시아나항공(61%)보다 낮은 것을 볼 때 새로 늘어난 부채가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표=한국신용평가

올해 새로 적용한 리스회계기준은 재무제표에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자산·부채로 계상하도록 했다. 자산을 빌릴 때 운용리스 계약을 맺으면 단순히 수수료만 비용으로 지출하기 때문에 큰 부채를 지지 않으면서 사업을 영위하던 관행을 막으려는 조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변경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운용리스 약정에 대한 리스부채와 사용권자산을 재무상태표에 인식하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한다고 평가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기존 비용으로 인식하던 직영 사이트 임차료(고정비)는 계약금액 전부를 자산·부채화한 후 10년간 상각하게 된다"며 "분기별 200억원가량의 금융비용이 추가 발생하게 돼 순이익 변동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운용리스로 조달한 항공기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와 부채비율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을 내놨다. 제주항공(168.4%→266.1%), 에어부산(98.8%→287.8%), 티웨이항공(91.3%→232.5%) 등의 부채비율도 크게 올랐다.

항공기업계 뿐만 아니라 구매 금액이 커 리스 형태로 선박을 빌리는 해운업체도 회계기준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 운용리스 비중이 높았던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에 1조5000억원대 리스부채를 추가로 인식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보다 두 배가량 높아진 625.16%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역시 각각 1조5600억원, 1조3700억원의 리스부채를 각각 인식하면서 부채비율이 뛰었다. 호텔롯데의 부채비율은 107.1%에서 125.0%,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1.1%에서 419.1%로 높아졌다.

매장을 팔고 다시 임대해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LB)을 활용하는 대형할인점들도 타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운용리스료만 비용으로 처리하면 됐지만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대규모 부채를 인식하게 됐다. 임차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리스부채가 지난해 말보다 각각 6조6000억원, 1조5000억원 늘었다.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166.59%로 같은 기간 약 55%포인트 상승했다. 이마트는 같은 기간 89.15%에서 109.16%로 오르며 100%를 넘었다. 가맹점이 많은 편인 GS리테일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07%에서 178%로 상승했다.

때문에 신용도 하락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리스 기준서 도입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 해운, 호텔 및 면세, 유통 업종 20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20개 기업의 단순 합산 기준 순차입금은 23조1000억원이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37.5%포인트 상승했다"며 "이번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산업 전반과 업체별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주요 모니터링 지표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교진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리스기준서 도입으로 재무지표상의 수치가 변하면서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 일부 업종들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기업의 경우 사채관리계약서의 기한의 이익 상실 조항에 포함된 재무비율준수 등 각종 자본조달상의 커버넌트 조항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변경 회계기준 하에서도 리스부채의 측정과 관련된 업체간, 산업간 비교가능성에 는 여전히 일부 한계점이 남아 있다"면서도 "커버넌트 준수를 위한 대응방안으 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회계상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을 취할 경우, 증권의 자본 성 수준에 따라서는 오히려 실질 차입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점 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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