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속도내는 이동걸 산은 회장
KDB생명 매각 속도내는 이동걸 산은 회장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12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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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시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
KDB생명 경영진에 산업은행 인사 내정
KDB생명 사옥 전경
KDB생명 사옥 전경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연일 KDB생명 매각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KDB생명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매각에 성공할 경우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KDB생명 매각 금액에 따라 사장은 5억~30억원을, 수석 부사장에게는 사장 성과급의 50%(2억5000만~15억원)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 파격 인센티브 제공...매각 앞둔 행보 이어져

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건 것은 이례적인 만큼 이 회장이 KDB생명 매각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도 "성공보수를 도입해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KDB생명 경영진을 산업은행 인사로 채우는 등 최근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KDB생명 수석 부사장에 백인균 산업은행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을 내정했다. 백 부행장은 산은에서 기업금융, 기업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벤처투자 등을 경험한 금융 전문가다. 

백 부행장은 이 회장의 KDB생명 매각 의지를 이해하면서도 정재욱 KDB생명 대표를 도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16년 산은 경영관리부문장에 임명된 백 부행장이 임기가 반 년 가량 남은 상태에서 KDB생명으로 자리를 옮기는 만큼 KDB생명 매각 작업도 본격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 경영 정상화...매각 속도 낼 수 있는 이유

KDB생명은 지난해 말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 2.6%, 업계 13위의 중소형 생명보험사다. 산은은 2009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시 금호생명이었던 KDB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지난 10년간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동안 산은은 KDB생명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다.

2017년 9월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이러한 KDB생명을 두고 "애당초 인수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KDB생명의 경영 실적이 나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KDB생명의 실적은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2014년 당기순이익 653억원을 기록하던 이 회사는 2015년 276억원으로 57.7% 하락한 뒤 2016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에는 761억원 적자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비율도 2014년 208.43%에서 2017년 108.48%로 고꾸라졌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한 것은 물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이 회장은 KDB생명 정상화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초 정재욱 전 세종대학교 교수를 KDB생명 사장으로 임명했다.

보험전문가인 정 사장이 부임한 뒤 KDB생명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이뤄냈다. 2017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던 KDB생명은 지난해 말 64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36억원) 대비 177.8% 오른 100억원을 기록했다. RBC비율도 1분기 기준 212.79%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이 회장이 KDB생명 매각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KDB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정상화 궤도에 오른 영향이 크다.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이 회장은 올해 안으로 매각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누누이 밝혀왔다.

현재 KDB생명은 주력상품을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바꾸는 체질 개선도 단행하고 있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향후 부채로 계산되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2016년 34%에 불과했던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은 올해 1분기 85%로 증가했다.

하지만 생보업황이 시장 포화, 신계약 감소 등으로 침체기에 빠져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저금리 기조까지 장기화되면서 생보사들의 이차역마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뚜렷한 실적 반등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KDB생명이 인수 매물로서 매력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KDB생명 매각을 어떻게든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이번 인센티브 건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며 "최근 산업은행이 M&A에 관심이 있는 금융지주사들을 중심으로 KDB생명 매각 의사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보업황 전망 자체가 좋지 않아서 인수를 생각하고 있는 곳도 어느 정도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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