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에 인력 수요 주는데...은행권, 하반기 채용 '고심'
'디지털 금융'에 인력 수요 주는데...은행권, 하반기 채용 '고심'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7.1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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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정부 기조에 '일자리 창출' 압박 커져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은행들이 오는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반기 공개채용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 증가, 로봇자동화서비스(RPA) 도입 등 금융 환경 변화로 은행 내 인력 수요는 줄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정부 기조에 맞춰 채용 규모를 확대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지난 5월 28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사진=김현경 기자
지난 5월 28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사진=김현경 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하반기 채용 규모가 확정된 곳은 우리은행이다.

올해 상반기 행원 300명을 뽑은 우리은행은 하반기 45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에서 채용하는 총 인원수만 11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0명이 늘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구체적인 채용 규모와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지만 현재 수시채용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워낙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그때그때 확보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총 1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매년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채용 규모와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행원 600명을 신규 채용했다. 구체적인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은 오는 8월 말~9월 초쯤 나올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를 둘러싸고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력 수요가 줄고 있는 현실과 달리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은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은행들은 IT기술 발전,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맞춰 '은행의 디지털화'를 기치로 내걸고 영업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고 있다. 또 업무 효율화를 위해 로봇업무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했고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로봇행원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도 올해 들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6월보다 5만1000명 줄은 79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통계청 측은 시중은행의 점포 및 임직원 축소 계획에 따른 영향이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인력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채용 규모를 자율적으로 축소할 수 없다는 게 은행권의 반응이다.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서다.

특히, 정부가 다음달 은행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직접 측정해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도 채용을 앞둔 은행들에 부담이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금융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과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역할 강화를 위해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평가해 8월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기상 일자리 창출 기여도 평가가 하반기 채용 계획보다 먼저 나올 예정이지만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일자리 창출 계획까지 관리·감독하겠다고 나선 만큼 자칫 채용 규모를 축소했다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은행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일자리 창출 기여도 평가는 은행 입장에서 너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금융위, 금감원 둘 다 금융사의 건전한 자산 형성 과정과 신뢰도를 제고하고 금융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곳들인데, 거기에 채용이 포함되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은행들은 고객 니즈가 높은 분야와 새로운 성장 수단이 될 분야에서 채용 인원을 활용하는 등 나름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적지 않은 인력을 뽑고 있는 것은 맞지만 PB나 자산관리 등 대면거래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있다"며 "혁신투자 심사나 IT, 디지털 처럼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분야가 많이 생기고 있으니 그런 쪽으로 쉬프트하고 키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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