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ECJ) "폴란드 사법개혁, EU법 위반" 판결
유럽사법재판소(ECJ) "폴란드 사법개혁, EU법 위반" 판결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9.06.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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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정년 낮춘 것은 사법 독립 원칙 침해
유럽사법재판소(ECJ) 재판정 / 사진=ECJ 홈페이지
유럽사법재판소(ECJ) 재판정 ㅣ 사진=ECJ 홈페이지

[비즈트리뷴=박병욱 기자]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대법원 판사(대법관)의 정년 연령을 하향 조정한 폴란드의 사법개혁이 “EU법에 반하고 사법 독립 원칙을 침해한다”고 24일 판결했다.

폴란드의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은 지난 2017년 법원에 대한 정치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사법제도 개혁에 나서 대법관의 정년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추는 것을 추진해 왔으나, 국내외로부터 법치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EU와 갈등을 빚어왔다.

대법관의 정년을 65세로 낮출 경우 현 대법원장을 포함하여 전체 대법관의 3분의 1이 조기 퇴진해야 하며, 정년 연장을 신청할 수는 있으나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이른바 '전국사법평의회'가 천거하는 인물을 대법관에 선임할 수 있는데, ‘전국사법평의회’가 집권당의 영향 아래에 놓여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집권당이 원하는 인물을 대법관으로 선출할 수 있게 된다.

폴란드 법조계는 정부의 사법개혁을 법원 독립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강력하게 반발해 왔고, EU 집행위원회도 ECJ에 폴란드 정부를 제소했다.
 
이런 국내외 반발에 폴란드 정부는 당초의 방침에서 한발 후퇴해 지난해 대법관의 복귀를 허용했으나, EU 집행위원회는 폴란드 사법개혁에 대한 ECJ의 공식 판결을 얻어내기 위해 소송을 유지했다.

유로 뉴스 등 유럽언론에 의하면, 이번 판결에서 ECJ는 “외부의 모든 간섭과 압력으로부터 법관의 독립은 반드시 필요하며, 법관의 임기는 합법적이고 타당한 근거 위에서만 단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CJ는 “폴란드 대통령이 판사의 임기 연장을 좌우할 수 있게 되고, 임기 단축으로 인해 전체 대법관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는데, 여기에는 헌법에 의해 6년 임기가 보장된 말고르자타 게르즈도르프 대법원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변화는 폴란드의 사법개혁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법개혁의 목적 달성에 적합하지도 비례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ECJ는 “대법관의 정년을 낮추는 것은 합법적 목적에 의해 정당화되지 않으며 법원 독립의 핵심인 법관의 면직 불가 원칙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법관협회는 이날 ECJ의 판결을 환영하며 이는 법관들이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법과정의당에 맞서 투쟁한 것이 옳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사법통제 반대하는 폴란드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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