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1년] 정도경영서 해법찾기…일감몰아주기 털고 실탄확보 '일거양득'
['LG 구광모' 1년] 정도경영서 해법찾기…일감몰아주기 털고 실탄확보 '일거양득'
  • 이연춘
  • 승인 2019.06.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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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정도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LG그룹의 미래 IT전략을 책임지는 LG CNS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한다. 관련업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데다가 1조원에 달하는 자금까지 확보할 '일거양득' 전략으로 본다.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해소의 한 축에서 매각 대상은 ㈜LG가 가지고 있는 LG CNS의 지분 85% 가운데 일부다. 매각 주관사는 JP모건이다.

향후 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상속·인사 문제나 일감몰아주기 해소 작업 등을 '정공법'으로 돌파하며 LG그룹의 구광모 호(號)가 안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LG는 2018년 11월 서브원을 공정위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정리했다. 서브원은 LG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자회사였다. 그룹 계열사 내부 거래는 해마다 70%를 넘었다. 

당시 LG는 서브원에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부를 떼어내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존속회사로 남겨진 에스앤아이(S&I)는 건설업만 남겼다. LG그룹은 이후 물적분할한 서브원 매각 절차를 추진했다. 

LG그룹이 알짜 계열사인 LG CNS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당초 보안성 등을 이유로 SI업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개정안에서 이에 대한 예외조항은 빠졌다. 사전 준비를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판단에서다.

LG그룹의 핵심 소프트웨어 기업의 지분 매각이 향후 LG 전체의 IT 전기전자 분야 전반의 재편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여기에 향후 매각 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35%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그 가치는 7000억원∼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LG CNS 지분 역시 높은 지분율 중 일부를 매각하며 향후 그룹 신성장동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분 매각대금이 유입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 등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LG그룹이 처한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가 LG전자의 공격적 투자 DNA를 깨울지도 관심사다. LG그룹은 차세대 성장사업인 로봇과 전장 분야에 부지런히 투자를 하고 있으나 기민한 투자와 과감한 의사결정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IT사업에서 경쟁사에 비해 결단이 늦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재계 관계자는 "산적한 현안도 적지 않다"며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에서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2분기째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고 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으나 올 1분기에 6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더욱이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거세진 미국발 통상압박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