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회장 지키기 나선 태광그룹…2인자의 선택은?
이호진 전 회장 지키기 나선 태광그룹…2인자의 선택은?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6.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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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태광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2인자로 꼽히는 김기유 티시스 대표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태광그룹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책임을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행동 주체에 대한 판단이 될 전망이다.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수사기관 등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법정공방도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리라는 전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침과 관련 이 전 회장의 보호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목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이 전 회장은 보석중인 상태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공정위 의결서를 받은 이후 대응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앞선 17일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이 총수일가의 개인 회사인 휘슬락CC, 메르뱅 등을 통해 계열사에 김치, 와인 등을 부당한 고가로 떠넘긴 것을 적발, 과징금 21억8000만원과 태광그룹의 19개 기업, 이 전 회장을 비롯해 김 대표를 검찰에 고발조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김 대표다. 그는 태광그룹의 기획실장을 비롯해 대한화섬, 동림건설, 태광관광개발 대표이사 및 총수일가의 개인회사인 티시스, 티알엔 등의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특히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태광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며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없었다는 태광그룹의 설명대로라면 전문경영인이 독단으로 그룹 계열사를 동원, 총수일가 개인회사의 일감을 몰아준 것이 된다. 

이 인과관계는 향후 예고된 검찰의 수사나 법정공방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역대 재계 총수의 횡령, 배임관련 재판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논리가 실무 책임자의 독단이며 총수가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수사기관의 증거나 태광그룹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가 모든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논란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공정위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고발 방침이 불거지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내려놨지만 여전히 티시스의 대표이사와 티알엔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룹 계열사에 부당거래로 손실을 끼친 셈이 됐지만 여전히 총수일가의 개인회사 자리를 유지한 셈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아직 등기이사이기는 하지만 경영일선에서는 직접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