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출범] 금융산업 변화 몰고온다
[카카오뱅크 출범] 금융산업 변화 몰고온다
  • 승인 2017.07.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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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 비데이(B-day) 출범식에서 카카오뱅크 이용우, 윤호영 공동 대표가 CEO 이노베이션 토크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비즈트리뷴] 마침내 카카오뱅크가 오늘 오전 7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 2호 인터넷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K뱅크 이상으로 여수신 잔액 증가 속도가빠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

한편 K뱅크는 출범 100일차인 7월 11일에 수신 6,500억원, 여신 6,100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올해 목표치인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을 넘어섰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출범으로 기존 은행들의 영업행태에는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

지문인증, 공인인증서 인증절차 생략, 다양한 서비스에 있어서의 비대면채널 확대 촉진, 외환수수료 체계 개편 등 이미 영업 측면에서는 변화가 시작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외환송금수수료 체계를 혁신한 것처럼 일부 인프라 성격의 수수료 항목에 있어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또한 인터넷은행이 제1금융권 서비스 접근이 제한적인 중신용등급 대출 수요자들의 포용함으로써, 제1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제2금융권에게는 수익성 하락 요인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게는 조달뿐만 아니라 대출 측면에서도 목표하는 고객군이 같기 때문이다. 또한 대출금리는 제2금융권보다는 중금리대출 위주인 인터넷은행이 더 낮다. 향후 중금리대출 시장이 인터넷은행의 편리한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의미 있게 성장하고 제2금융권과 인터넷은행 간에 대출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다만 카드사의 이익 자체는 연 13%씩 증가하는 취급고가 카드사의 금융사업 수익성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인데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고, 2위권 저축은행은 대출잔액이 2조원에 불과하며, 대출금리도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높은 편이라 수익성 하락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중금리대출 시장은 성공적으로 안착 가능

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전체 대출 규모가 비교적 작고, 아직 인터넷은행의 공격적인 대출에 대한 건전성이 향후에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봐야한다.

백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중금리대출 부문은 은행이 사잇돌대출이나 새희망홀씨 등으로 구색만 갖춘 상황에서, 인터넷은행과 제2금융권이 서로 경쟁하는 니치 마켓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해외 송금

카카오은행에 따르면 기존 A은행 영업창구를 통해 해외로 5,000달러를 송금하면 도합54,96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송금 시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을 사용하고 중개 및 수취은행이 별도로 수수료를 징구해, 국내은행이 수취하는 송금수수료 뿐만아니라 전신료 및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가 각각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씨티그룹의 ‘월드 링크망’을 활용해 기타 수수료 없이 송금수수료만 5,000원 발생한다. 당장 시중은행들도 해외 송금수수료 인하나 송금 관련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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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최대 1.5억원까지 신속하게 집행

카카오뱅크 대출은 우선 세 종류의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대출 모두 최대 1.5억원을 평균 5분만에 대출해준다.

서류 제출 없이 공인인증서를 통해 자동으로 공공기관의 정보를 추출하는 스크래핑 방식을 사용해 대출금리를 산출한다. 

직장인 대상 대출이고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CB 1~7등급 고객 대상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4~7등급이면 2,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한편 비상금대출은 일명 소액 한도대출로 CB 8등급까지 신청이 가능하되 카카오뱅크 주주인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보험증권담보대출 형태다.

이는 시중은행이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출시한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과 유사한 형태다.

참고로 사잇돌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에 1.8~5.3% 보험료를 납부하고 대출 원금 대부분을 보장받는 구조다.

예금은 K뱅크와 유사

인터넷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흑자전환이 중요하다.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여수신 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카카오뱅크도 K뱅크처럼 금리조건이 후한 정기예금(2.00%) 및 정기적금(2.20%)을 출시해 초기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또한 입출금통장도 K뱅크와 유사하게 기본 연 0.1% 예금금리를 주지만 목표금액을 미리 설정하고 한달 후 이를 지킬 경우 연 1.2%까지 금리를 보장한다.

■카카오뱅크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 가능

카카오뱅크도 K뱅크만큼 초기 빠른 성장을 전망한다. 예적금 금리가 2.00~2.20%로 시중은행 대비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특판상품 없이 예적금 모두 하나의 상품으로 일원화했다.

그리고 상품별로 복잡한 우대금리 요건을 없애버렸다.

K뱅크는 예금금리 2.00%를 주는 일종의 특판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을 발판으로 출범 100일만인 7월 초에 수신 6,5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손익분기점 분석: 조달비용은 1.33%. 일반관리비는 연 880억원

금융위 보도자료를 보면 K뱅크의 수신 중 수시입출식예금이 49.8%, 자유적금이 0.5%이고 나머지가 정기예금인 것을 알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초기 같은 수신구성을 가진다고 가정하고 평균 수신금리를 산출하면 1.33%가 나온다(49.8% x 0.65%(0.1%와 1.2%의 평균) + 0.5% x 2.20% + 49.7% x 2.0%).

연간 일반관리비는 17년 K뱅크 책정 일반관리비인 878억원 발생을 가정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연간 IT 비용이 582억원 들고 시중은행이 보통 연간 1,000억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에서 연간 인건비 200억원(임직원 200명)과 IT비용 678억원이 발생한다는 가정에 는 큰 무리가 없다.

■손익분기점 분석: 중금리대출 위주면 2.8조원, 고신용등급 대출 위주면 4.2조원의 대출 필요

주력 대출은 직장인 대상 중금리대출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신용대출금리 2.9~9.8%의 중간값인 6.35%를 카카오뱅크의 평균 대출금리로 가정했다.

대손율은 기업은행의 대손율(0.70%)와 삼성카드 대손율(1.68%)의 중간값인 1.19%를 사용했다.

해당 대출금리가 중소기업 무담보 대출금리보다는 조금 높고 삼성카드의 카드론 대출금리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출자산이 2.8조원을 상회하는 시점부터 흑자가 가능하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대출이 고신용등급 직장인 대상 고액 신용대출 위주로 증가할 경우 예상 대출금리는 예금은행 일반신용 대출금리 수준인 4.38%로 낮아진다.

물론 대손율도 국내은행가계 신용대출 연체율 수준인 0.52%까지 낮아질 것이다. 이 경우 흑자전환 위한 대출 필요액은 4.2조원이다.

■3년 안에 흑자전환 가능. 유상증자는 2,700억원 필요

K뱅크 대출 증가속도를 보면 카카오뱅크도 단순 계산으로는 491일만에, 보수적으로 보면 3년 안에 대출 3조원 돌파가 가능하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자본금 3,000억원으로 시작했고 내년 말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다.

인터넷은행은 한동안 바젤 I의 적용을 받는데, 바젤I은 가계 신용대출에 대해 일괄적으로 위험가중치 100%를 적용한다.

따라서 시나리오 1인 대출자산 2.8조원을 기준으로 BIS비율을 K뱅크가 밝힌 목표치인 11%(최소 규제수준은 8%)로 맞춘다고 가정하면, 3년차 당시 자기자본은 약 3,080억원(2.8조원 x 11%)이 필요하다. 3년간 소요될 관리비 약 2,640억원과 3년 뒤 구비해야 할 자기자본 3,080억원에다가 출범 당시 자본금 3,000억원을 빼면 대략 초기 3년간 2,720억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은산분리 완화 이후 본격 성장

관건은 향후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시점이다. 정상적인 대출 증가를 위해서는 자본비율 규제를 맞춰야 하고 관리비 충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당초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대로 혁신을 일으키려면 일정 부문 산업자본의 지분율 확대가 필요하다.

실제로 산업자본 10% 지분 제한(의결권은 4%만 행사 가능)에 걸려 K뱅크는 일부 대출상품 신규 집행을 중단한 상황이다.

물론 현 금융위원장이 카카오뱅크의 주주인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로 있었고 인터넷은행에 호의적이라는 사실과 현 정부의 금산분리 강화도 일부 대기업-보험사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고려하면 향후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는 은산분리가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법 개정안 또는 은행 특례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은행들에게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적다

은행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인터넷은행이 은행 업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우선 규모가 작다.

향후 인터넷은행이 4개가 운영된다고 보면 5년 후 인터넷은행의 대출 규모는 각각 5조원이 될 것이다(합산 대출 규모 20조원).
안정적인 대출 공급을 위해서 인터넷은행들의 예대율이 80%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인터넷은행 전체가 소화하는 예금 규모는 25조원이다.

국내은행의 가계 원화대출금은 616조원이고 국내 전체 가계신용은 1,360조원이다.

향후 인터넷은행의 예상 대출 규모는 은행 가계대출만 따지면 3.2%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가계대출로 따지면 1.5% 비중에 그친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규모 자체는 은행들에게 규모 면에서 크게 위협이 될만한 상황은 아니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에 비해 인프라나 리스크관리, 안정성 측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일 것을 고려하면 소폭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시중은행들에게 의미있는 경쟁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연구원,구남영기자 mskadud88@biztribu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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