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강조하는 삼성·LG…밀레니얼 고객心 잡기 '총력'
'라이프스타일' 강조하는 삼성·LG…밀레니얼 고객心 잡기 '총력'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6.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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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거실에 배치돼 온 가족 구성원이 사용하는 모습이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가전의 '개인화'시대다.

이러한 '개인화'의 트렌드 변화 중심에는 밀레니얼(2030세대)이 앞장서고 있는데, 이들에게 '홈(Home)'이란 개념은 단순 '자는 곳'에 그치지 않는다. '취미 공간', '나만의 공간'이란 인식이 점차 강해지면서 '홈'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국내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TV, 냉장고 등 라이프스타일형 가전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2019년형 라이프스타일 TV 3종|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2019년형 라이프스타일 TV 3종|삼성전자 제공
◆ 라이프스타일 #1, TV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에 예술 작품을 담은 '라이프스타일형 TV'를 선보이며 전세계 미술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가 단순 거실 가전에 머무르는 것을 벗어나, 예술 작품 감상을 취미로 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적용시킨 2019년형 '더 프레임'과 '더 세로', 더 세리프'를 공개했다. 더 프레임은 TV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아트모드'를 적용하면 그림·사진 등의 예술 작품을 보여줘 일상 공간을 갤러리처럼 만들어 주는 제품으로, 특히 아트 유통 플랫폼을 강화해 '삼성 아트스토어'에서 세계적인 갤러리·박물관·작가들의 작품 총 1000여점 이상의 작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며 라이프스타일TV로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더 세로'는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 스크린을 지원해 꽉 찬 화면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SNS나 쇼핑 사이트의 이미지 또는 영상 콘텐츠를 하단의 댓글과 함께 보는 경우에도 편리해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알려져있다.
 
더불어 '더 세리프'도 2016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홀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가 참여해 탄생한 제품으로 '매직스크린' 기능을 통해 TV를 보지 않을 때에는 스크린에 날씨, 시간, 이미지 등을 띄워 실내 인테리어를 한층 감각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 제품들은 주거 공간에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자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자신의 취향을 존중 받아야 한다'는 제품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올레드) TV'를 통해 한국의 전통 궁중자수를 선보이며, 라이스프타일을 반영한 올레드 TV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65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설치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월페이퍼 디자인으로, 벽에 달라 붙어 있는 형태라 미관상 일체감이 더욱 뛰어난 TV로 알려져 있다.
 
LG디스플레이 OLED 시그니처 TV 반고흐 전시 현장
LG디스플레이 OLED 시그니처 TV 반고흐 전시 현장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도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LG전자의 '월페이퍼 OLED TV'를 서울 중구 우정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체험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77인치형 LG OLED TV도 함께 공개해 관객들로 하여금 고흐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올레드 TV의 뛰어난 화질의 우수성을 통해 미술 전시관을 찾은 고객들에게 '라이프스타일 TV의 진수'를 보여주겠단 계획이다.
 
◆ 라이프스타일 #2, '냉장고'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프라이빗(개인) 가구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를 공개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오브제는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나만의 가전이라는 콘셉트로 가전이 예술작품 또는 인테리어의 일부가 돼 그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뜻을 가졌다.

LG 오브제 제품은 주문부터 프라이빗(?)한 느낌을 한 껏 담았다. 오브제는 미리 공장에서 만들어 놓은 제품이 아닌, 주문 제작 방식이다. 때문에 구매 후 제품을 받기까지 2~3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직접 선호하는 색상,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자신만을 위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 LG 오브제 중에는 침실가구와 어우러져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가 있다.
 
LG 오브제 시리즈|LG전자 제공
LG 오브제 시리즈|LG전자 제공
이 제품은 침실 안에 있는 개인 냉장고 형식으로, 공용 냉장고와는 느낌이 다르다. '생활공간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LG전자의 원칙에 따라, 제품은 철저히 개인화에 초점화돼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4일 라이프 스타일 맞춤형을 위한 프로젝트로 '프리즘'을 공개하고 첫 번째 제품인 '비스포크(BESPOKE)'를 선보였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레고' 같은 모듈형 제품으로,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 모델에 3가지 패널 소재, 색상 9종 등을 조합해 최대 2만2000여개의 선택지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냉장고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삼성전자 제공
이처럼 가전업체가 정통 백색 가전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은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주된 가전 수요층으로 성장했고 이에 따라 사회 환경적인 요소가 변하고 있는 상황을 발빠르게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의 긍정적인 반응을 토대로, 최근 오브제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유럽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출해 점차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프로젝트 프리즘을 통해 냉장고를 시작으로 연내에 최대 3개의 라이프스타일형 가전 제품을 더 내놓겠단 계획을 밝히면서, 개인 맞춤형 가전 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은 최근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기존에 사용하던 가전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