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경영 실험] 재계에 던진 화두 "더 착한 기업이 더 잘 번다"
[SK의 경영 실험] 재계에 던진 화두 "더 착한 기업이 더 잘 번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5.3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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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사회적가치(SV)는 쉽게 말해 착하게 돈 벌기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K그룹의 신규 사업전략이자 마케팅 전략입니다.”

이형희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최근 계열사의 사회적가치 측정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말은 재계에도 적잖은 울림을 줬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계에서 사회공헌을 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이를 SK그룹처럼 각 계열사의 사회적가치수치를 현금화 해 핵심성과지표(KPI)에 이를 반영한 곳은 전무하다. 

이는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추구가 다른 그룹과 전혀 다른 형태의 경형실험으로 받아드려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회적 가치를 핵심 경영가치로 내건 기업은 적지 않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에 ‘With POSCO(더불어 함께하는 기업시민)’을 비전으로 제시했고 삼성그룹은 수년 전부터 사회적 공유가치 창출(CSV)를 추진해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16년부터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를 선포했고 LG그룹도 ‘사회에 필요한 가치 창출’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롯데그룹도 2017년 새로운 비전으로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를 선포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재계에서 사회적가치를 경영의 핵심가치로 둔 곳은 일일이 새기 힘들 정도다. 외형상 보면 국내 재계는 모두 크던 작던 사회적가치를 주요 가치로 두고 있다. 여기에는 ‘착한 기업’이 주는 사회적 효용가치와 더불어 이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이미지가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는데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 행사 일환으로 제4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188개  사회적 기업  전원이 공동대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자신들의 기업 명패를 들고 있다.ㅣ사진=SK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 행사 일환으로 제4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188개 사회적 기업 전원이 공동대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자신들의 기업 명패를 들고 있다.ㅣ사진=SK

요컨대 소비자는 더 저렴하고 더 높은 가치를 지는 상품 외에도 믿을 수 있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윤리적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갑질 파문’ 이후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남양유업의 추락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고의 제품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윤리적이지 않은 기업’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고꾸라진 것이다. 

주몰할 대목은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이 던진 ‘더 착한 기업’이라는 화두다.

재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할 때 얼마나 기부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얼마나 더 의미있고 효율적으로 썼는지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SK그룹이 자사의 사회적가치 수치를 측정하기로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단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치화해서 재무적 성과와 같은 비중으로 KPI에 반영하겠다는 ‘더블바텀라인’ 선언을 한 것이다.

요컨대 SK그룹에서는 재무적(EV)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사회적가치에서 감점을 받으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구조다. 사회적 가치를 KPI에 직접 반영하고 평가한 것은 SK그룹이 최초다. 

예를 들어 SK그룹은 계열사의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제품 판매에서 나오는 환경부담까지 모두 금액으로 환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산업의 환경오염에 대한 요인으로 1조1884억원이 마이너스가 되기도 했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은 환경요인에 대한 감점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이런 사회적가치 가치의 측정은 재계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다른 기업보다 SK그룹이 더 ‘착한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리고 자체 기준으로 해마다 ‘얼마나 더 착해졌는지’, ‘어떻게 착해졌는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석유화학 업체 바스프 등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공표했지만 제품서비스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SK그룹이 세계 최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등은 지금까지 경쟁보다는 각자 효율적으로 좋은 일을 하자는 수준에서 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SK그룹의 사례는 재무적 가치를 위해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수준이 아니라 이를 동등한 가치로 뒀다는 점에서 굉장히 도전적인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SK그룹의 화두가 다른 그룹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SK그룹의 사회적 가치가 정말 재무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지도 기대와 우려가 교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념은 확고해 보인다. 

그는 지난 28일 민간 사회적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에 참석해서 “사회적가치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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