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험로 예고-②] 규제에 '시름시름'…결제한도에 신데렐라법까지
[한국 게임, 험로 예고-②] 규제에 '시름시름'…결제한도에 신데렐라법까지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2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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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에 6C51이라는 질병코드를 달았습니다. 게임이용장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한 겁니다. 질병인가, 아닌가의 논의에서 질병인가에 힘이 실린 형국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의료계, 게임산업계, 정부, 게임이용자 등 각자의 시선에 따라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게임중독이 국내에서 질병으로 등록 가능한 시기는 2026년경이라고 하는데요. 장기적 관점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찾고 결론이 내려질 듯 합니다. 다만 당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의 게임산업 경쟁력 문제입니다. 이번 WHO의 결론이 우리나라 게임산업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높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59억2000만달러(약 7조300억원). 2017년 우리나라 게임 산업 연간 수출액이다. 지난해에는 수출 규모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해마다 수출 규모액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효자산업으로 꼽히지만, 원인 모를 범죄가 터지면 '게임 중독' 탓이라는 이유로 뭇매를 맞기도 한다. 이같은 사회 전반의 부정적 시선은 고스란히 게임 산업의 규제로 이어져 왔다.
 
게임산업 수출액 추이|한콘진 제공
2018 게임백서 '게임산업 수출액 추이'|한콘진 제공
결제한도 제한…빈틈 투성이인 규제

국내 게임사의 매출에 큰 타격을 준 규제로 결제한도 제한이 있다. 결제 한도는 PC게임 시절이 주류였던 2003년, 성인 기준 월 30만원으로 처음 도입됐다. 게임에 무분별한 재화 투입을 막자는 게 규제 시행의 취지였다. 하지만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결제한도를 제한한다는 것은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밖에도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는 자율 규제 형태로 실시돼 뚜렷한 기준이 없다. 문체부 산하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사의 게임 등급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넘어가면 등급분류를 해주지 않는 식으로 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규제의 뚜렷한 기준이 없다 보니 빈틈이 생겼다. 바로 모바일 게임이었다.

2010년 전후로 게임의 플랫폼 트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다. 하지만 결제한도 규제의 초점이 PC시절이었던 탓에 모바일에는 규제가 적용이 되지 않았다. 이에 결제액 한도가 없는 모바일 게임과의 형평성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이같은 빈틈 규제는 결국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로 넘어가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모바일 환경에서 게임사는 매출 반등을 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견한다.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 내에서 이용자가 재화를 주고 무작위 확률로 게임 아이템을 얻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과도한 지출을 유도한다는 지적에 '확률형 아이템' 이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규제에는 게임 등급심의 기준에 확률형 아이템 보유 여부를 반영하는 방안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 개선 계획안 발표를 통해 PC 온라인게임의 결제 한도를 올리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상태지만, 이미 모바일이 게임 플랫폼의 주류가 된 상태에서 모바일 게임의 규제는 강화하고 PC 게임의 규제만 완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따른다.

"12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신데렐라법 '셧다운제'

결제한도 제한과 함께 또 다른 게임업계 규제로는 신데렐라법이라고도 불리는 '셧다운제'가 꼽힌다.

심야 및 새벽시간대(0시~6시)에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차단한다는 내용이 주 골자로, 2011년 시행됐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예방차원'이라는 게 시행 이유였는데, 당시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수면을 취하지 않고 게임을 하는 것은 게임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생겨났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이 규제를 '신데렐라법'이라고 조롱하며, 국내 게임기업의 경쟁력만 저하시키는 규제라고 비판해왔다. 해외에선 결코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규제가 시행된 후 지금까지도 형평성 문제와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게임 시간 통제 방식이 과몰입이나 중독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도 의문이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기 때문. 이에 오히려 셧다운제가 청소년 권리를 침해하고 문화콘텐츠를 누릴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반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게임 중독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례가 없는 '게임 중독세'인 만큼, 이미 연간 수백억원을 사회공헌에 환원하고 있는 게임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사회에 수백억원 이상을 기부하며 공헌하고 있지만, 게임에 대한 안좋은 인식은 여전하다"며 "매출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규제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가 도입된다면, 게임산업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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