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군복무 중 악성림프종 사망 ‘순직 아냐’
대법원, 군복무 중 악성림프종 사망 ‘순직 아냐’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9.05.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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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수행으로 발병했다 볼 수 없어

 

[비즈트리뷴=박병욱 기자] 군 복무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사망했더라도 국가유공자법상 ‘순직군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2017두53620)이 나왔다.

대법원은 국가유공자 자격을 받을 수 있는 순직에 해당하려면 군 복무 수행이 병사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엄격한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군 복무 중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A의 부모가 광주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2009년 1월 입대한 A는 탄약정비대로 배치돼 탄약고 등에서 근무하다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같은 해 10월 사망했다. A가 근무한 탄약고는 페인트 희석제나 코팅 희석제 등을 사용하는 곳으로 인체에 유해한 벤젠이나 시클로핵산 등의 화학물질이 검출되는 곳이었다.

이에 A의 부모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노출된 곳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사망했다”며 순직으로 인정해달라고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냈지만, 보훈청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군 복무 중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탄약고에서 유해물질을 이용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림프종이 발병했을 가능성 외에 달리 특별한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어렵다”며 “A의 사망과 군 복무 수행은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순직군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사망한 군인이 순직으로 처리된 선례도 1심 재판부 판단의 주요 이유가 됐다. 법원에 따르면 보훈청은 2007년과 2011년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두 명의 병사를 순직군인으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은 A가 순직군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림프종은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외부 유해 환경요인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며 “A가 수행한 직무가 림프종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쉽지 않아 국가유공자법이 정한 ‘순직군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도 “A의 사망은 직무수행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거나,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을 취급 또는 이에 준하는 유해환경에서의 직무수행 중 유해물질·환경에 상당한 기간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돼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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