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中企 52시간 근로제②]''6개월도 턱없이 부족한데, 납기는 어떻게 맞추죠?''
[숨막히는 中企 52시간 근로제②]''6개월도 턱없이 부족한데, 납기는 어떻게 맞추죠?''
  • 전지현
  • 승인 2019.03.18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되는데 주 52시간까지 지키라고 하니 한숨밖에 않나온다. 범법자가 되는 수 밖에 없는 거 아니겠냐."

경기도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에서 금형회사를 운영하는 A대표는 탄력근무제 6개월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A대표 회사는 현재 고용인이 50인 미만으로 소기업에 해당하지만, 2021년 7월부터 적용해야할 '주 52시간 근무'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A대표는 "고용인 중 40대 이상 근로자가 61.2%나 된다. 고령화가 만성적인 인력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족인원으로 인력 충원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고용인 40인 이하 소기업, 2021년 7월 적용 준비 "대책도 없다"

A대표 회사는 기술인력의 노하우 및 경험 의존도가 높아 근무 시간을 줄일 경우, 납기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오히려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주문기업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현재 수준의 수주조자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표=중소기업중앙회.
표=중소기업중앙회.

산업 특성상 주문형 소량 생산을 하고, 현장 기능인력의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 구축과 교대제 적용 등도 '남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일 뿐이다.

그나마 탄력근로제에 그나마 희망을 가졌던 그는 "2주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납기를 전혀 맞출 수가 없다. 어떻게 어떻게 근무시간을 줄이며 운영한다해도 당장 납기를 맞추기 못하면 그 이상의 패널티를 물어줘야 한다"며 "시간을 줄이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사람을 더 뽑고 싶어도 구할 수도 없으니 법범자가 되는 수밖에.."라며 하소연했다.

현행 제도 하에서 2주 미만의 탄력근로는 취업규칙 사항을 통해 사측이 사용할 수 있지만, 2주 이상 3개월 미만으로 기간이 확대되면 노사간 합의를 거쳐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의 경우, 직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은 대표자와 협상을 토대로 적용해야 한다. 

그나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6개월로 합의되며 희망이 보일 듯 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되며 불확실성만 커졌다. A대표는 "기간은 둘째 치고 탄력근로제의 도입 요건이라도 간소화시켜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줄어드는 수당 혜택에 일자리 떠날까 우려, 외국인 근로자 대체는 '미봉책'

근무 축소에도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 충원도 문제다. 야근과 잔업이 없어지자 그나마 혜택으로 꼽혔던 수당마저 끊겼다. 제조업 평균 급여는 50만~100만원 가량 줄은 상태다.

경기도 화성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B대표는 "소위 말하는 '3D' 업종이라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시간외 근무가 필수적인데 근로시간 단축시 공기 내 준공이 어렵고, 근로자 수입이 줄면서 고용불안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초정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장관 초정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옥외공사가 많아 작업이 가능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어서다. 기상, 기후 등 날씨에 의해 작업이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동절기, 우기, 혹한기에는 작업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특정기간에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집중작업 수행이 불가피하단 이야기다. 선행공정이 완료되지 않으면 후속공정은 진행조차 불가능하다.

그나마 희망은 외국인 근로자로 부족 인력을 대체하는 방안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부터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원 부족'에 대한 수요를 고용노동부에 건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언어와 문화 등에 적응기가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기업들에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술력이 기본인 뿌리산업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가 기술을 습득해 숙련되기까지 소요기간도 감안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기술을 기본으로 납품단가와 납기준수 등 세가지가 만드는 중소기업 경쟁력 특성상 납기를 못맞추면 생존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만약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과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 등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덩달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